성기완은 시인이자 평론가이자 3호선버터플라이의 기타리스트이자 영화음악가다. 말 그대로 그의 정체성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최근 그는 새로운 시집 <당신의 텍스트>와 두 번째 솔로 앨범 ≪당신의 노래≫를 발표했다. 짐작대로, 이 두개의 작품은 한쌍이다. 그의 시는 이미지와 감각에 근접하다. 그의 노래는 사운드 그 자체에 근접했다. 그런데 이제 그의 시는 조금 더 노래에 가까워졌고 노래는 좀더 시에 가까워졌다. 생각해보자, 애초에 시와 노래는 분리된 영역이 아니었다. 그래서 시가 노래가 되고, 노래가 시가 되는 이 텍스트의 상호교환성은 혁신적이라기보다 원초적이라고 하는 게 적절하다. 심지어 그의 노래들은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답고 관습적이면서도 실험적이다. 몇곡의 사랑노래가 몇개의 시 낭송과 노이즈와 더불어 흐른다. 예쁘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아찔하다. 주관적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이 앨범은 당신, 시나 노래 따위의 텍스트 이전과 이후의 어떤 것들을 갈망하는 당신을 위한 노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