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관객에겐 오드리 헵번이 출연한 1964년작 영화 버전이 더 유명하겠지만 <마이 페어 레이디>는 본디 조지 버나드 쇼가 각본을 쓴 연극 <피그말리온>을 토대로 한 뮤지컬이 먼저였다. 배경은 런던. 언어학자 히긴스는 거리에서 꽃 파는 아가씨 일라이자를 6개월 내에 우아한 여성으로 변모시킬 수 있느냐를 두고 친구와 내기를 한다. 일라이자의 말투와 행동거지를 언어학자답게 잘 다듬고 조응시킨 히긴스는 내기에서 승리를 거두지만, 자신의 창조물을 사랑하게 되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 피그말리온처럼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브로드웨이에서는 1956년 처음 공연된 뒤 인기몰이를 한 히트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의 한국어 공연이 오는 8월 세종문화회관에 올려진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말괄량이를 숙녀로 가공한다는 줄거리가 지나치게 고전적으로 다가오겠지만, 조지 버나드 쇼의 위트 넘치는 대사와 지금까지도 여성들의 옷차림에 무시 못할 영향을 미치고 있는 헵번식 스타일을 가까이서 감상할 흔치 않은 기회일 듯. 일라이자 역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등의 김소현이, 히긴스 역에 SBS 드라마 <온에어>에서 진 사장 역으로 얼굴을 내비쳤던 이형철이 캐스팅됐다. 윤복희, 김진태, 김성기 등 경력 많은 배우들도 함께 출연한다. 원작 뮤지컬은 1956년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크게 호평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