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지역 혹은 그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들에 대해 발언하는 공공미술은 그 어떤 예술 방식보다 직접적으로 현재의 사안 속으로 향해 있다. 뉴욕 뉴뮤지엄의 미술기관간 네트워크 파트너십 프로그램 ‘Museum as HUB’의 일환으로, 인사미술공간과 함께 선보이게 된 ‘동두천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반세기가 넘는 동안 외국 군대의 주둔지였다는 사실은 동두천시의 역사이자 지역적 특수성이다. 전시는 이 작은 도시가 한국 역사의 일부를 감내해오면서 겪었던 이야기를 고승욱, 김상돈, 노재운, 정은영 네 작가의 작업으로 보여준다. 작품들은 그저 동두천에 관한 이미지를 전시하지 않는다.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대화들, 공식적인 그리고 비공식적인 인터뷰들, 관련 자료조사, 현장 답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작가들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작품에는 동두천 거주 여성들의 일상 속 대화와 소리들, 지역성이 왜곡시켜버린 동두천 사람들을 다시 바라보려는 시도, 도시 풍경이 말하는 동두천의 정체성 등이 담겨 있다. 프로젝트는 전시 외에 토크, 강연, 포럼 등 관련 행사로도 이어진다. 현실을 직면하고 이에 발생된 사안들을 공유하며 하나의 담론으로 이끌어내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예술이 세상을 바꾼다고도 말한다. 그렇다면 공공미술은 이렇게 가장 적극적인 방식으로 세상에 다가선다. 2년여에 걸쳐 진행되었고, 뉴욕 전시를 거쳐 서울에 온 이 전시를 그래서 더욱 주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