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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로 보는 TV] 일주일이 수목수목…이었으면 좋겠어요!

SBS 수목드라마 <일지매> 폐인들이 다음 방송까지 참고 견디는 방법

일지매가 밟는 기왓장 수가 늘어날수록 시청률이 치솟는다. 큰칼 한번 휘두르니 의금부 나장들이 쓰러지고, 돌아서서 매화꽃 같은 미소 날리시니 대다수 언니와 일부 오빠들이 쓰러진다. “일주일이 수·목·수·목·수·목… 이면 좋겠다”(이성은)는 ‘지매폐인’들이 양산되는 요즘. 다음 방송을 손꼽아 기다리며 그들, 이러고 있다.

1. <일지매> 방송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세어본다. 200시간, 150시간, 100시간 등 처음엔 큰 단위로 세다가, “2시간30분 남았다!”고 누군가가 외치면 분·초 단위로 댓글을 달면서 시간을 보낸다.

2. 번외편을 쓴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일지매> 게시판에 <용채단편>을 연재 중인 엠마왓슨 작가, 디시인사이드 <일지매> 갤러리에서 활동 중인 일지마 작가 등 몇몇 작가들이 등단에 성공했다. 특히 “내 소설에는 은채, 용, 일지매, 시후, 샨이밖에 안 나온다”고 일찌감치 선언한 엠마왓슨 작가는 멜로 전문이다. 매화양시(매화가 날릴 때)라는 제목으로 제작진이 미처 못 챙긴 일지매-은채 아씨 사이 애끓는 사랑 이야기를 닭살 대사와 뻔한 설정으로 그려내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엔 “다음에 이어질 대사는?”이라며 팬들의 댓글 참여를 독려해 인터렉티브한 번외편 창작을 시도하고 있다.

3. ‘파문 놀이’로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파문 놀이는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내러티브에 대한 속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촌철살인식 공동체 놀이로, 이렇게 진행된다.

우리 파문 놀이 해보아요(망아지의 아기) 매화 “나 실은 매화 아니고 벚꽃이다” 파문(진글벨) 일지매 가면 “일지매, 아무리 힘들어도 양치질은 꼭 하고 다녔으면 좋겠다” 파문(윤다람쥐) 매화나무 “이젠 더 떨굴 꽃잎이 없다. 내년에 와라” 파문(ruby) 용이 “엄니한테 만날 맞으니까 맞을 때 쾌감 느낀다” 파문(인생그까이꺼) 쇠돌 “앞니는 연기투혼으로 뺀 게 아니라 밥 먹다 삼켰다” 파문(아카시아) 명박 “솔직히 나는 인조를 벤치마킹했다” 파문(혹세무민) 이준기 “파문 놀이 하나도 안 빼놓고 재미있게 보고 있다” 파문(윤다람쥐)

4. 흐르는 화면을 신들린 듯 포착해 ‘고증’ 작업에 열을 올린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제작된 소품 사이에 살짝 놓여 있는 부탄가스통을 발견하는 등 신묘한 화면 캡처 솜씨로 ‘옥에 티’를 발견하고, 본인을 포함한 여러 폐인들의 도움을 받아 드라마에 등장한 문신의 비밀 등 (제작진도 잘 모를 듯한) 이면의 진실을 (당연히 우호적으로) 파헤친다.

5. 드라마 기념물 제작·배포에 앞장선다. <일지매> 포스터의 붉은 매화에서 착안, 드라마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낙관을 맞춤제작해 뜻을 같이하는 폐인들에게 무료로 나눠준다. 자신은 물론 다른 폐인들의 필명을 붉은 사각의 도장으로 디자인해 선물하는 <일지매> 비공식 웹디자이너가 현재 디시인사이드 일지매 갤러리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제작 기간이 제법 걸리므로 신청 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후문. 붉은 낙관은 일지매의 검은 의상과 퓨전사극이라는 드라마 컨셉에 잘 어울리는 기념물이라는 호평 속에 절찬리에 제작되고 있다.

6. 위 1~5번 중에서 적어도 4개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근무시간 대부분을 보내다 ‘댓글로 본 TV’ 원고 마감이 다가오면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사를 쓴다. 마감 끝! 님들 횽들 무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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