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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훈] “김유진 감독님 밑에서 공짜로 시나리오 수업을 받았다”
장영엽 2008-07-08

부산 시나리오 공모전 최우수작 수상작 <애자>의 정기훈 감독

“캐릭터 묘사가 박력있고 필력이 돋보인다.” 정기훈의 <애자>를 부산 시나리오 공모전의 최우수작으로 선정하며 심사위원들이 언급한 총평이다. <애자>는 방송국 작가생활을 그만두고 소설가의 꿈을 꾸는 서른살의 애자가 죽음을 앞둔 엄마와 사사건건 대립하며 성장통을 겪는 모습을 담은 작품. 86 대 1의 행운을 거머쥔 정기훈은 영화계에선 김유진 감독의 <약속>과 <와일드 카드>의 조감독으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지금은 <애자>의 제작과 캐스팅에 관여하며 10월경 시작될 감독으로서의 첫 작품을 고대하고 있다.

부산 시나리오 공모전 시상식 현장. 정기훈(왼쪽)과 부산영상위원회 위원장인 박광수(오른쪽) 감독.

-감독으로 입봉하게 된 소감은. =아직 메가폰을 쥐지 않았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김유진 감독님 조감독 시절에도 현장에서 감독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관여했기 때문에 현장을 거치지 않은 조감독보다는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와일드 카드>(2003) 이후가 궁금하다. =시나리오 각색에 주로 참여했다. 최근엔 김유진 감독의 <신기전>과 창 감독의 <고死: 피의 중간고사>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부산 시나리오 공모전은 당시 쓰고 있던 이야기의 배경이 마침 부산이었고, 상금(2천만원)이 다른 공모전보다 많기에 지원했는데 운 좋게 당선됐다. 발표나기 전부터 이 시나리오를 가지고 여기저기 접촉을 하고 있었는데 수상 소식 듣고 본격적으로 영화를 계획하게 됐다.

-시나리오 작업엔 원래 관심이 많았나. =김유진 감독님 밑에서 조감독을 하면서 공짜로 시나리오 수업을 받았다. <약속>에서 같이 작업하셨던 이만희 선생님께도 많이 배웠다. 조감독을 하면 시나리오 기획단계부터 촬영 끝날 때까지 같이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3~4년 동안 시나리오를 쓰고 고치고 하다보니 실력이 는 것 같더라.

-<애자>라는 제목이 특이하다.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 만나게 된 친구들이 있다. 그중에 애자의 실제 모델로 삼은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의 가운데 이름이 ‘애’자였다. 그 이름을 가져온 것 빼고는 그냥 별 생각없이 지은 건데. (웃음) 그래도 애자라는 이름을 한자로 풀이하면 ‘상 중에 있는 자식’이란 뜻이 나온다. 이건 영화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또 ‘애’자를 ‘슬플 애’로 풀이할 수도 있을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멜로영화의 제목으로 손색이 없겠다 싶은데 주변에서는 아직 반대가 많다.

-촬영에 들어가면 어떤 부분에 주목할 것인가. =대중친화적이지만 값싸지 않은 영화를 만들자는 게 평소의 신조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애자>에 붙인 타이틀이 ‘다 큰 처녀의 파란만장한 성장 이야기’였다. 보통 여자 나이가 서른살 정도 되면 사람들은 어른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런 여주인공의 미성숙한 부분을 캐치해서 자아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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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산 영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