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월·화 드라마들이 유례없는 편성·홍보·마케팅 전략을 동원해가며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켜보는 시청자 입장? ‘굿 보고 떡 먹자’다. “김래원·문정혁·김선아… 간만에 총출연해주시니 이게 웬 떡인지. 아무튼 즐감.”(굿보고 떡먹기) 같은 맥락이지만 조금 다른 입장도 있다. “나름 괜찮은 드라마들인데 왜 꼭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 거죠? 시청자의 볼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방송사야말로 2MB스럽다고 할 수 있죠.”(촛불 손녀) 여기에 댓글. “님, 그렇게 심한 욕 하심 안 돼요!”(스라소니)
볼거리 풍성한 굿인데 ‘닥본사’하며 떡만 먹을 수 있나. 드라마를 빛낸 명장면과 명연기를 꼽느라 댓글가가 시끌벅적하다. 주연급 연기력 논란이야 ‘님들’ 알아서 하실 일이고, 댓글가의 이목을 끈 건 KBS <최강칠우>에 등장한 한마리의 ‘말’이었다. 칠우(문정혁)를 등에 태우고 노을 지는 해변을 달렸던 이 말은, 카메라가 코앞에서 자신을 촬영하는데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아 화제가 됐다. “오오∼ 정말 신묘한 능력이오. 꼿꼿한 자태가 깎아놓은 인형 같소.”(김성은) “말인형을 촬영에 활용하다니 놀랐다. 그런데 말, 어디 성형외과 가서 쌍커풀 수술하셧쎄요?”(최윤미)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동물은 또 있다. MBC <밤이면 밤마다> 첫회에 출연한 고양이. 일본 야쿠자 두목이 자식처럼 아끼는 흰 고양이 역을 열연한 이 고양이에 대해, “한 무더기 솜털 같은 외모, 만사 귀찮은 듯 소파에 걸터앉은 자태가 럭셔리 그 자체다. 고양이가 국보급 조선백자를 밥그릇으로 사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성민지)는 칭찬과 “남의 나라 유물을 혀로 핥다니, 무엄하다”(사랑니)는 꾸중이 엇갈렸다.
오랜만에 TV 나들이를 한 ‘완소남’들의 과감한 노출 연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밤이면 밤마다) 일본 온천신에서 이동건씨, 물속에 몸을 90% 이상 담그고 있는 거 너무합니다. (드라마의) 일본 수출 염두에 두셨다면 한류 부활을 위해 좀더 노력(?)하셨어야죠.” <최강칠우>의 문정혁도 ‘더욱 노력해야 할’ 입장이다. 칠우의 자객 변신장면을 본 한 네티즌의 소감. “칠우가 나무 위에서 내려오는데 옷이랑 토시가 생기다니… 이거 세일러문이냐?”(퓨어 소울) 여기에 댓글. “세일러문은 변신할 때 옷 벗는 장면 꼭 나옵니다. 이왕 벤치마킹하는 김에 웃통 살짝 벗어주시는 센스~!”(부끄부끄)
각기 다른 소재와 볼거리로 무장한 만큼 세편의 드라마 모두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명장면·명연기를 예고하지만, 아무래도 방영 3주째를 맞는 현재 가장 놀라운 명장면·명연기는 SBS <식객>이 차려낸 듯싶다. 대령숙수의 계보를 이으며 운암정을 이끌어온 오숙수(최불암)의 팔색조 연기가 네티즌의 뜨거운 갈채를 받고 있는 것. “1회 주인공들의 2차 요리 경합을 평가할 때는 돌아온 수사반장, 성찬이 야밤에 들어와서 경합을 그만두겠다고 할 때 나무라는 목소리는 <전원일기> 김 회장님, 그리고 지금까지 줄곧 밀고 계시는 목소리는 바로 정주영 회장…. 드라마 한회 안에서 이렇게 세분을 뵙게 될 줄 몰랐습니다. 킹왕짱!”(김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