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6월27일(금) 오후 2시 장소 하이퍼텍 나다 개봉 7월10일
이 영화
팔레스타인에서 레몬농장을 운영하는 여자는 어느날 갑자기 옆집으로 이사온 이스라엘 국방장관 모습에 당황한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레몬농장이 테러의 위험을 가중시킨다며 레몬 나무의 벌목을 요구하고, 이에 농장의 팔레스타인 여자는 이스라엘 국방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낸다. 이후 영화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라는 정치적 관계 속에서 한 여자가 거대한 국가 단체를 상대로 싸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농장 여주인과 변호사, 농장 여주인과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부인 등 영화는 이념의 문제를 인간 관계의 세밀한 부분에서 접근해 바라본다. 2008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이다.
100자평
<레몬트리>는 팔레스타인 자치구역과 이스라엘의 경계가 되는 요르단 강 서안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팔레스타인 여인이 평생을 바쳐 가꾼 레몬농장 바로 옆에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관저가 들어서자, 테러를 방지한다는 명목하에 장벽과 초소가 세워지고 급기야 철거명령이 떨어진다. 자신의 터전이자 자식처럼 보살피던 레몬농장을 돈 몇푼의 보상에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그녀는 국방장관을 상대로 대법원까지 가는 힘겨운 송사를 벌인다. 영화의 설정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에 대한 가장 함축적인 은유이다. 실제로 안보문제 때문에 나무를 빼앗기게 된 한 여인의 실화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 졌다는 이 영화는 이스라엘 건국 후 지금까지 그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의 본질을 명확히 짚어낸다. 영화는 단지 거시 정치적 문제를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억압된 이슬람 여성이 자존감을 지키며 자신의 욕망을 긍정해 나가는 모습과, 나름대로 '리버럴'한 부르조아 여성이 사회와 가정으로 부터 소외되어 가는 과정을 교차/대비시킴으로써 성정치학적 깊이를 더한다. (뭔가 더 인상적인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하게 만들었던 부르조아 ! 여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게 다루어진 것이 다소 아쉽다.) 여기에 섬세한 심리묘사와 멜로 드라마적 요소,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으로 인해 보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특히 잦은 클로즈 업에도 불구하고 절대 밀리지 않는 히암 압바스의 표정연기는 압권이다. P.S 영화 내내 초병이 풀고 있던 심리테스트의 지문은 관객에게 들으라는 일종의 방백이다. 예/아니오로 답해야 하는 일면적 질문들의 향연이라니! 대단한 풍자 감각이다. 황진미│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