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스티븐 스필버그를 발리우드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스필버그의 회사 드림웍스 SKG는 인도 기업 릴라이언스 빅 엔터테인먼트로부터 5억달러 내지 6억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드림웍스 SKG는 1994년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프리 카첸버그, 데이비드 게펜이 설립한 회사. <맨 인 블랙> <마스크 오브 조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의 영화를 제작하며 인기를 얻었으나, 재정난으로 2005년 말 영화사 파라마운트에 인수됐다. 릴라이언스 빅 엔터테인먼트는 <포브스>의 전세계 부자 리스트에서 6위를 차지한 아닐 암바니 소유의 회사로, 지난 5월 칸 필름 마켓에서 “향후 진행될 10개의 할리우드 프로젝트에 약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타임>은 스필버그가 릴라이언스의 지원에 대한 답례로 인도를 방문하지 않겠냐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드림웍스 SKG를 인수한 영화사 파라마운트와 스필버그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다.
현재 스필버그가 바라는 건 파라마운트와의 관계 청산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이들의 위태로웠던 관계는 급속히 악화됐는데,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 원인을 파라마운트의 모회사 비아콤 경영진의 무례한 태도에서 찾는다. 일례로 비아콤의 CEO 필리페 다우먼은 “회사의 재정을 생각하면 어떠한 프로젝트의 시작도 완전히 헛수고”라 했다는 것. 이후 파라마운트의 관계자들이 스필버그와의 급속한 관계 복원에 들어갔지만, 한번 틀어진 사이는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스필버그는 계약이 끝나는 2008년 스튜디오를 떠날 것임을 공공연히 밝혀왔고, 드림웍스 SKG의 또 다른 설립자 데이비드 게펜 또한 지난해 9월 “우리는 (파라마운트사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길 원하며, 우리의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마저도 스스로 책임지고 싶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더 타임스> 같은 일부 언론은 이미 드림웍스와 릴라이언스의 동맹을 ‘새로운 합작 영화사의 탄생’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