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 비평가들로부터 ‘죽어가고 있다’는 말 따위나 듣고 있는 잡지지만, 인쇄매체로서 잡지는 신문이나 인터넷으로도 대체 불가능하다. 미시사나 신문화사적 관점에서 잡지는 더없이 훌륭한 문화적 자료이며 트렌드의 역사이자 관심사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잡지의 독자층에 어울리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표지와 레이아웃 등은 잡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생생한 그래픽디자인사다. 300여종 1500권의 잡지가 한데 모인다. 전시의 테마는 크게 두 가지. 먼저 잡지와 함께해온 세계 그래픽디자인의 역사를 재구성했다. 잡지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꾸었던 <하퍼스 바자>의 그래픽디자이너 알렉세이 브로도비치의 1930년대 작업을 시작으로 <보그>의 알렉산더 리버먼, <에스콰이어>의 헨리 울프 등 현대 잡지디자인의 토대를 마련한 아트디렉터의 작업을 거쳐, 1980, 90년대의 혁신적인 디자이너들이 만든 잡지까지 전시한다. 또 다른 테마는 당시의 문화의 다양한 층위를 확인케 하는 한국의 인디잡지. 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출판된 40여종의 잡지가 전시된다. 그 밖에 잡지 표지에 관한 탐구 ‘커버 아트’ 섹션과 해외 잡지의 흐름으로 자리잡은 아티스트 개인 출판물 모음인 ‘ZINE’ 섹션도 마련된다. 입장료 4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