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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에서 펼쳐지는 몽환적인 아트 서커스
장미 2008-06-26

<네비아>/ 7월9~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1577-5266

무겁게 내려앉은 안개.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그 몽환적인 공간에선 무엇이든 가능하다. 캐나다에 거점을 둔 서커스단 ‘서크 엘루아즈’의 신작 서커스 <네비아>는 아련한 옛 추억을 더듬으며 시작된다. 주인공 곤잘로는 짙은 안개 속에서 길을 잃고, 과거가 되어버린 유년 시절과 그 시간을 공유한 이들을 그리워한다. 관객은 대나무숲의 연인들, 첫사랑 루시아, 축제, 장대비가 내리는 날, 하늘을 나는 꿈 등 곤잘로가 되새기는, 무대 위에서 현실로 재탄생한 일곱 장면으로 구성된 기억을 함께 향수한다. 장면마다 서커스단의 단골 메뉴인 접시 돌리기, 차력쇼, 공중제비 등이 삽입되는데, 공연 분위기에 걸맞게 서커스 고유의 현란함보다는 예술적이고 환상적인 풍미가 강하게 느껴진다. 안개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nebbia’를 제목으로 내세운 이 공연은 서크 엘루아즈와 한국의 공연기획사 크레디아가 공동제작했다. 지난해 한국에 상륙해 큰 반향을 일으킨 ‘태양의 서커스’의 <퀴담>을 연상하면 쉽겠지만, <네비아>의 의상과 무대는 좀더 간소하고 유머는 한층 친근하다. 태양의 서커스의 공연 중 하나인 <코르테오>와 토리노동계올림픽 폐막식을 연출한 다니엘 핀지 파스카의 작품. <네비아>로 이어지는 ‘하늘 3부작’의 전작들인 <노마드>와 <레인> 역시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레인>은 2006년 한국에서 공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