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에서 말하는 ‘확장된 감각’은 두 가지 의미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는 테크놀로지로 인한 확장. 첨단 테크놀로지가 발전시킨 다양한 미디어들이 인간의 감각과 신경을 다각적으로 확장시켰다는 얘기다. 미술로도 예를 들 수 있다. 주로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이라는 매체보다는 소리와 영상, 그리고 관람자와의 인터랙티브가 가능한 미디어아트가 선사하는 경험이 좀더 다양한 감각의 활용을 요구한다. 둘째는 동양에서의 사유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서양의 사고체계는 주로 이성, 시각에 근거한다. 이에 비해 동양에서는 인간의 오감을 활용하며, 이성보다는 감성적인 소통에 더 익숙하다. 전시에서 모색하는 것은 이 두 가지 측면의 결합이다. 감각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미디어아트에서 동양적인 사유방식인 감각의 확장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미디어아트 작가들은 이렇게 ‘확장된 감각’이라는 주제로 미디어아트에서 가능한 다양한 감각기관의 자극을 시도한다. 감정적인 소통의 도구로서 이러한 자극들이 유용하다면, 현대미술을 주도해온 서구 중심의 패러다임 속에서 동양의 사고 방식이 좀더 설득력을 지닐 것이다. 동양의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작가들이 각각 이미 상당 부분 서구화된 환경 속에서 어떤 정체성을 드러내는지 감상하는 것도 흥미롭다. 한국과 일본의 젊은 작가 15인이 미디어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 싱글채널 비디오 아트 등의 작품들이 선보이는 이 전시는 올해 9월에 일본에서도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