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5월28일(수) 오후 2시 장소 용산 CGV 개봉 6월5일 이 영화 뉴욕을 대표하는 잘 나가는 그녀들 캐리, 사만다, 샬롯, 미란다! 남부러울 것 없는 완벽한 직업, 가던 사람도 뒤돌아보게 만드는 화려한 스타일로 뉴욕을 사로잡은 그녀들에게도 고민은 있다! 그건 바로 ‘사랑’. 뉴욕을 대표하는 싱글녀이자 유명 칼럼니스트인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는 오랜 연인인 미스터 빅과의 완벽한 사랑을 꿈꾸고, 10살 연하의 배우와 불꽃 같은 사랑에 빠진 사만다(킴 캐트럴)는 그를 따라 할리우드로 떠나지만 자유로운 섹스와 뉴욕, 그리고 우정에 목말라 한다. 쿨하고 이지적인 변호사 미란다(신시아 닉슨)는 평화롭기만 했던 결혼 생활에 뜻밖의 위기를 맞이하고, 남부러울 것 없는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고민하던 샬롯(크리스틴 데이비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찾아온다. 하지만 인생에는 항상 반전이 있기 마련이다. 화려한 도시 뉴욕에서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그녀들에게 진정한 해피엔딩이 찾아올까?
100자평
드라마 <섹스 & 시티>의 곧은 연장선 길 위에서 시작하는 영화 <섹스 앤 더 시티>는 대략 2시간짜리 한정된 러닝타임에 어울리는 드라마 플롯을 짜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성과는 썩 좋지 않다. 결혼과 사랑, 섹스와 사랑, 일과 사랑, 임신과 사랑. 네 주인공 캐리, 사만다, 미란다, 샬롯에게 주어진 각각의 문제들은 그저 자존심이 하늘만큼 치솟은 네 배우의 출연 분량을 공평히 조절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겠다 짐작이 먼저 들게 한다. 그것이 현실 반영적이라고 보기엔 말 안되는 구석이 너무 많아 따지기도 어렵다. 드라마도 그러했지만 <섹스 앤 더 시티>를 실제로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눈이 멀게 하는 스타일과 말발이 끝발 날리는 대사들이다(그만큼 낯뜨거운 대사들도 너무 많다). 드라마 정도의 장점을 영화에 기대하면 극장 가서 크게 실망할 일은 없을 듯. 네 여자들의 끝나지 않는 수다와 스타일 비교만 하고 있어도 2시간 넘는 러닝타임이 훌쩍 가니까. 아, 캐리가 찾던 진정한 사랑? 그것이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웨딩드레스와 길거리 빈티지숍 드레스를 비교함으로서 논의될 수 있는 거라 믿으면 <섹스 앤 더 시티>는 그 이상의 가치도 물론 될 수 있다. 박혜명 <씨네21> 기자
익숙한 오프닝 음악의 비트가 바뀌더니 곧장 뉴욕의 화려한 야경으로 진입한다. 영화 <섹스 앤 더 시티>는 드라마 속 굵직한 에피소드들의 빠른 속도로 복습하며 시작한다. 캐리, 사만다, 샬롯, 미란다 4명의 과거를 숨가쁘게 정리하고는 그래서 그들의 지금은 어떤지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영화보다는 TV 드라마 스페셜 에피소드로 방영하는 것이 어울렸을 법하다. 하지만 팬서비스 차원에서 본다면 불만을 제기하기 힘들 것 같다. 이야기는 정확히 예상가능하게 흘러가고 4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하게 배우들은 제 역할에 충실하다. 캐리는 여전히 철없는 40대 소녀이고, 미란다는 (패션 센스가 급상승 한 것을 빼면) 일하는 엄마이자 아내로 씩씩하게 살아가며, 샬롯은 결벽증까지 그대로다. 암치료를 견뎌준 남자친구를 위해 성욕을 제어하는 사만다가 조금 달라졌지만 여전히 유쾌하고 똑 부러지는 대사 하나하나가 반갑다. 영화라서 두드러지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등장인물들의 과장된 패션 센스인데, 영화의 일회성을 의식해서일까. 빠른 카메라 워크와 화려한 의상들 때문에 솔직히 눈이 피곤하다. 안현진 <씨네21> 기자
역시 문제는 빅이다. 연애는 좋아도 결혼이 강박처럼 따라붙는 관계엔 신경질적으로 방어적이었던 남자 빅은 <섹스 앤 더 시티>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풀리지 않는 문제였다. 더불어 캐리에겐 가장 큰 골치덩어리. 영화가 이 관계를 줄거리의 축으로 삼은 건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탓에 영화는 시리즈가 이미 수없이 고민해온 문제를 지루하게 반복한다. 결혼 약속과 파혼, 그리고 재결합. 캐리는 영화에서 다시 한번 빅과 만나고 헤어지며 또 다시 만난다. 캐리의 느슨한 이야기를 매우는 건 나머지 세 뉴요커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무엇보다 패션과 스타일이다. 랑방, 디오르, 비비안웨스트우드의 화려한 패션, 수다떨며 먹는 브런치는 밋밋한 이야기에 볼륨감을 준다. 4년만에 돌아온 이들의 활기찬 스타일은 다시 봐도 역시 즐겁다. 하지만 그 역시 좀 과한 느낌이 들고, 엉성하게 연결된 네 주인공의 드라마는 몇편의 에피소드를 짜맞춰놓은 인상이다. 매우 아쉽게도 <섹스 앤 더 시티> 영화판에선 섹스 그리고 그 안의 관계를 현명하게 고민했던 시리즈의 감동을 찾아볼 수 없고, 위로하듯 전해졌던 캐리의 나레이션도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다. 정재혁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