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스머프를 연상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컴퓨터 관련 CF의 등장인물로만 기억하고 있을까. 시퍼런 마스크를 뒤집어쓴, 말없고 무표정한 이 남자의 이름은 ‘블루맨’, 3인이니 합쳐 ‘블루맨그룹’이란다. 하지만 미국을 거점으로 한 이들은 보스턴, 시카고, 라스베이거스, 베를린, 도쿄 등지에서 상설 공연을 이끌어가는, 그러니까 공연계의 슈퍼스타다. 이 ‘파란남자’들의 공연 중 오는 6월 국내에 상륙하는 것이 ‘메가스타 월드 투어’. 8인조 밴드가 라이브로 선사하는 음악에, 블루맨들이 직접 발명했다는 악기로 묘하지만 아름다운 선율을 보태고, 여기에 ‘락 콘서트 완전 정복’이라는 테마 아래 몇 가지 에피소드들이 첨가된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건 비디오아트라고 할 만한 획기적인 무대와 엔젤 에어폴(Angel Airpoles), 드럼본(Drumbone), 튜불럼(Tubulum) 등 상상의 세계에나 존재할 기괴한 악기들이겠지만 무엇보다 이 공연은 아주 재미있다. 자기 비하로 마음 불편한 구석 하나 없이 그저 순수하게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관객을 웃긴다. 특히 관객참여형 공연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두팔 벌려 환영할, 열린 공연이다. 기본적으로 영어 공연인 만큼 원어의 맛을 잘 살려 번역했을까 다소 우려를 자아내지만 입은 꾹 다문 채 표정과 몸짓으로만 연기하는 블루맨들의 매력은 언어도, 국경도 뛰어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