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덤> Freedom
제12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상영작
OVA 작품인 <프리덤>은 오토모 가쓰히로의 걸작 <아키라>(1988) 냄새가 곳곳에서 풍기는 작품이다. 통제받는 미래사회의 풍경과 오토바이에 목숨 건 주인공 등 <아키라>의 후일담이라 불러도 그리 틀리지 않다. 작품 속 의상이나 색감, 터치 등 누가 봐도 영락없는 오토모 가쓰히로 작품이다. 주인공 타케루가 <아키라> 주인공 가네다를 쏙 빼닮았다는 게 그 증거다. 하지만 사실 오토모 가쓰히로는 연출은 물론 캐릭터 설정과 디자인 관련 스탭으로 참여하던 가운데 중도하차했다. <스팀보이>(2003) 이후를 기대했던 팬들로서는 무척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오토모 가쓰히로의 뒤를 이어 <프리덤> 프로젝트를 지휘하게 된 이가 바로 모리타 슈헤이였기에 팬들의 걱정은 진정될 수 있었다. OVA 단편 <카쿠렌보>(2004)로 단숨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미래로 인정받은 인물이 바로 그다. 그는 올해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도 참여해 관객과의 만남도 가질 예정이다.
때는 23세기, 인류는 지구로부터 벗어나 달로 이주한다. 이 마지막 문명민의 주둔지는 바로 에덴 루나 공화국이다. 정부는 시민들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푼다. 오직 자유만 빼고는. 열다섯살의 타케루는 그의 친구들인 자신만만한 카즈마와 소심한 비스비스마르크와 함께 오토바이를 사랑하는 소년이다. 폭주족 소년들과의 경주도 마다하지 않는 그는 사회에 대한 불만을 그런 식으로 표출한다. 한편, 타케루는 정부가 그의 사회적 신분을 결정짓는 여섯달의 자유 기간 내에 의무교육을 끝마친다. 그리고 개조한 루나 테레인 오토바이로 최후의 레이스를 결심한다.
<아키라>에서 2019년의 도쿄를 종횡무진 달리던 가네다의 레드 바이크는 이제, 타케루의 루나 테레인으로 바뀐다. 실사와 겹치는 오프닝부터 원통형의 레이스 경기장을 질주하는 타케루의 모습은 박진감 넘친다. 심장 박동을 더욱 증폭시키는 우타다 히카루의 주제곡 <This Is Love> 또한 놓칠 수 없는 요소다. <프리덤>은 오토모 가쓰히로의 서명과도 같은 디스토피아적 비전 아래 자유를 갈망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다. 기억과 환상의 문제에 사로잡혀 있는 타케루는 그럴수록 더욱더 스피드에 몸을 내맡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3편까지만 소개되며 회를 거듭하며 모리타 슈헤이의 색깔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더 자세한 정보는 www.freedom-project.jp에서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