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5월15일 오후4시 장소 대한극장 개봉 5월29일
이 영화 철거촌에서 폐휴지를 모으는 박구(신구)는 이기적이고 퉁명스럽고 씩씩한 노인. 부모없이 자신에게만 의지한 여섯살 손녀 다성(김향기)에게 막말을 일삼는 그이지만, 유치원에도 못가고 눈에 맞는 안경을 사주지 못해 자꾸만 넘어지는 손녀가 그저 안쓰럽다. 어느날 불쑥 이들을 찾아온 박구의 아들이자 다성의 아버지인 춘삼(김영호)이 철거보상금이 담긴 통장과 함께 사라지고, 무자비한 철거는 그냥 진행되며, 할아버지와 손녀의 일상은 하루하루 힘들어져간다. 항의차 개발업자의 집을 찾아간 이들은 주인이 집을 비운 상태임을 확인하고, 먹을 것이 가득한 으리으리한 저택을 안식처 삼는다. 그러나 이들의 안식이 너무 짧고 불안하다는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방송3사에서 드라마 기획, 연출 경력을 갖춘 정영배 감독의 데뷔작이며, <개그콘서트>의 장동민이 영화 초반부 우정출연했다.
말말말 “아자아자, 한국영화 파이팅” 김향기
100자평 철거촌을 배경으로, 노인과 아이의 순진함과 무력함을 내세워 가족애와 이웃사랑을 주제삼는 <방울토마토>의 노림수는 너무나 명확하다. 이른바 가진 자들은 악랄하게 주인공들을 수탈할 것이고, 사회 곳곳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불특정 다수의 무관심은 주인공들의 불행을 가중시키는 비수로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극장 안에서만 유효한 동정은 바람처럼 가볍고, 상대를 찾을 수 없는 비생산적인 분노는 오히려 해가될 뿐이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 약자인 노인과 아이가 현실 뿐 아니라 영화의 안팎으로 이용당하고 박해받는 모습이 진심으로 미안하고 안쓰럽다. 오정연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