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쓴 뮤지컬. <뉴욕타임스>가 “미국 뮤지컬 사상 가장 위대하고, 아마도 가장 유명한 예술가”라고 찬사를 보낸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사와 작곡을 맡았다. 지난해 무대에 오른 그의 또 다른 뮤지컬 <스위니 토드>가 피범벅에 다분히 냉소적이었던 데 비하면 결혼이냐, 아니냐를 저울질하는 다소 말랑말랑한 작품이지만, 손드하임 특유의 날카로운 입담은 생생하게 살아 있으니, 달짝지근한 사랑 이야기라면 지긋지긋한 이들이여, 염려놓으시길. 뉴욕 맨해튼에 살고 있는 로버트. 그의 서른다섯 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먼저 결혼 생활의 전형이라 할 만한 다섯 커플, 싸움이 그칠 날이 없는 사라와 해리, 완벽해 보이나 실은 이혼한 수잔과 피터, 권태의 단계로 접어든 제니와 데이빗, 식을 앞두고 신경이 곤두선 에이미와 폴, 남자를 수없이 갈아치운 조앤과 그녀의 현재 남편 래리. 그리고 달라도 너무 다른 로버트의 여자친구들, 섹시하지만 아둔한 스튜어디스 에이프릴, 당찬 도시 여자 마르타, 결혼을 소망하는 소도시 출신의 캐시. 미국 극작가이자 작사가인 조지 퍼스가 쓴 이 뮤지컬은 차근차근 플롯을 전개하는 대신 로버트와 다섯 커플, 로버트와 세 여자친구 사이의 일화를 느근하게 묶어 한층 풍성한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이번 공연에는 <벽을 뚫는 남자> <햄릿> 등의 고영빈을 비롯해 이정화, 박수민, 홍경수 등이 캐스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