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클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MBC <명랑히어로>가 제대로 ‘태클’을 걸었다. 지난 5월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광우병 논란을 짚은 방송을 본 시청자는 “속이 후련했다”는 반응이다. 출연자들이 뉴스를 주제로 토론을 벌인 뒤 한마디로 정리하는 ‘지난주 한반도는 □다’에 대한 발언을 담은 캡처 영상은 블로그를 타고 확산 중이다. “지난주 한반도는 밑지는 장사를 했다”(김구라)나 “이명박 대통령이 ‘얼리버드’(Early Bird)라고 하는데 잠이 안 깨 쇠고기 수입도 비몽사몽간에 한 것 아니냐”(이하늘)고 한 발언들이 화제에 올랐다. 프로그램에 대한 누리꾼의 관심은 홈페이지 ‘광클’로 이어졌다. “‘다시보기’로 뒤늦게 봤다”는 이들의 흔적이 담긴 게시판은 올라온 글도, 조회수도 부쩍 늘었다. 박준기(EASY300)씨는 “‘미친소’ 수입에 관한 일반인의 걱정을 조리있게 설명해주고 문제점들을 지적한 것 같아요. 정말 필요한 때에 잘 보았습니다”라고 했고, 노재형(KIMBAP94)씨도 “깔끔하면서 까칠하게 사회비판을 하는 버라이어티가 하나라도 있다는 게 자랑스럽네요”라고 의견을 보탰다.
<명랑히어로>는 한 주간의 뉴스를 뽑아 난상토론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3월29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김성주, 박미선, 이하늘과 함께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의 진행자인 김국진, 김구라, 신정환, 윤종신이 진행을 맡고 있다. 6회까지 방영된 현재까지 평균 시청률은 4~5%대. 토요일 오후 5시대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치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 그간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냉랭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질 듯하다. ‘쇠고기 수입’ 논란에 일침을 가했던 솔직한 방송 덕분에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5월 말 예정인 부분개편에서 유리한 방송시간대로의 이동도 검토 중이다. 특유의 독설로 안티팬을 거느린 김구라도 ‘세상에 태클을 건다’는 <명랑히어로>의 컨셉과 어울려 급호감 캐릭터로 변하고 있다.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발언으로 급호감을 얻고 있는 연예인들은 또 있다. 탤런트 김민선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 안에 털어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고 썼다. 이동욱도 팬카페에 “대통령님께서 직접 미국까지 가셔서 부시의 카트를 운전해 드리면서 쇠고기 전면 수입이라는 큰 성과를 안고 오셨다”고 장문의 글을 올렸다. 정찬은 촛불집회에 참석해 무대에도 섰다. 그는 “그런 (광우병) 쇠고기를 먹어야 하는 우리 국민을 생각하면 답답하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소동이 일자 몇몇 연예인들은 게시글을 지웠지만 댓글엔 이들의 용기를 칭찬하는 글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할 말은 하는 연예인들과 프로그램 덕분에 국회보다도 더 열기가 넘쳤던 방송가는 시동을 다시 걸었다. ‘광우병 논란’에 불을 지폈던 MBC <PD수첩>은 지난 4월29일 방송한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에 이어 13일에 후속편을 내보낸다. 이날엔 우리나라 검역 시스템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