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9일까지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02-580-1300 각 문화, 예술 장르간의 특성이 교차되거나 서로의 것을 모방, 혼성하는 것이 그다시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한때 상당수의 전시들의 기획 의도에 이를 뜻하는 ‘하이브리드’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던 것도 최근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제야, ‘크로스컬처’라는 이름으로 만화와 미술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전시 기획에서 주목한 것은 지금의 대중이 현대미술을 즐기는 방식이다. 이제 미술은 소비의 대상이다. 작품 자체에 대한 소비, 작품의 이미지에 대한 소비, 작품에 대한 취향의 소비. 여기에 만화는 미술에 대한 이런 방식의 소비를 좀더 쉽게 만들어준다. 그러니까 여기서 만화는 ‘제9의 예술’로서보다는 대중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전달 매체로서의 만화에 가깝다. ‘만화 이미지’를 통하여 ‘우리 시대’를 이야기해보겠다는 것이 전시 기획의 의도다. 26명에 달하는 참여작가와 작품의 면면도 다양하다.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동원한 여동헌, 노준의 작업, 스누피, 슈퍼맨 등의 캐릭터를 활용한 장유호의 작업은 만화 이미지의 친근함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경우다. 만화적인 이미지에 대한 재해석은 스테인리스 소재를 아톰에 접목해 새로운 캐릭터로 탄생시킨 백종기, 일그러진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로 동화적인 희망에 ‘딴죽을 거는’ 김두진의 작품에서 드러난다. 그외 팝아트 작가 김태중, <뽈랄라 대행진>의 현태준의 작업들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