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했어요~. ♡” 결혼식장에서의 경건한 맹세는 물론 아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3월부터 선보인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알렉스-신애, 앤디-솔비, 크라운 제이-서인영, 정형돈-사오리는 마치 초등학교 시절 짝을 배정받듯, “부부가 되어라”라는 제작진의 지령을 받아들였다. 일상의 영화화를 추구하는 알렉스와 ‘귀차니즘’의 진수 정형돈, 일방적으로 아내에게 끌려다니는 크라운 제이 사이에서 앤디는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신혼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이기에 충분한 캐릭터로 입지를 굳혔다. 앤디는 업어달라는 아내 솔비의 요구에 “몸무게 많이 나가지 않느냐”고 짓궂게 답하는 한편 얼굴 한가득 팩을 묻힌 채 귀여운 ‘하트춤’을 선보인다. 아이돌 그룹 ‘신화’의 막내 앤디는 더하고 덜할 것 없는 실제 모습 그대로 여심을 얻었다. “처음에 ‘가상결혼’이란 컨셉을 들었을 때 황당하기도 했고 어떤 식으로 이끌어가야 하나 걱정도 많이 했어요. 막상 촬영에 들어가보니 제작진은 주제와 상황만 던져줄 뿐이고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요구하지 않았어요. 무얼 연기하고 말지 고민할 필요없이 자연히 제 본래 성격과 말투, 행동이 드러날 수밖에 없더라고요.”

출연자들은 2주에 한번씩 스튜디오와 각기 배정받은 ‘신혼집’에서 녹화를 진행한다. 이 밖에도 카메라는 출연자의 일상을 따라다니며 솔직한 모습을 포착한다. 3월말 열린 신화의 10주년 기념 콘서트장을 솔비가 찾아 앤디를 응원했고 카메라 역시 이를 비췄다. 솔비는 실제로도 앤디의 팬이었다고 고백하며 얼굴을 붉혔다. “같이 촬영할 때는 몰랐어요. 저보다 신화의 다른 멤버들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스튜디오에서 솔비씨 인터뷰 장면을 함께 보면서 처음으로 알게 됐고 깜짝 놀랐죠. 사실 처음에는 의식이 되긴 했지만 특별히 사이가 어색해지지는 않았어요. 솔비씨는 저보다 감정표현을 잘하고 솔직한 성격이라 대하기가 무척 편하거든요.”

방송이 나간 지 한달, 자연스러워진 스킨십만큼이나 솔비와 사귀는 것 아니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주변 분들도 많이 물어보는 부분이에요. 그냥 프로그램 반응이 좋은가보다 하고 생각하죠. 점차 방송에 적응하면서 처음에 어색했던 부분이 많이 사라져 그런 오해가 생긴 것 같아요. 팬들도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고. 예전에는 연예인이 커플로 나오는 방송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분들도 있었는데, 요즘은 다른 분위기인 것 같아요.”

앤디 역시 스튜디오 녹화날 공개되는 다른 커플의 방영분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앤디가 특히 눈 여겨보고 있는 커플은 크라운 제이와 서인영이다. “인영씨가 ‘신상(신상품)’ 구두를 사달라거나 크라운 제이씨에게 헤어스타일을 바꾸라는 요구를 집요하게 할 때마다 ‘내가 남편이었다면 참 힘들었겠다’고 생각하곤 하죠. 이때만큼은 솔비씨가 파트너인 것에 가슴을 쓸어내려요. 하지만 솔직하고 당당한 둘의 모습이 참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해요. 요즘 신세대 부부와 가장 가까운 모습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앤디는 “네쌍 모두 현실에 존재하거나 혹은 한 부부에게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저건 내 얘긴데’라고 공감하는 것 같다”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끝을 향해 달리지 않는 현실의 결혼과는 달리 프로그램은 언젠가 결말이 나겠지만, 앤디는 “언제 어떤 식으로 끝나더라도 결혼 역시 인생의 한 과정인 만큼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하고 이를 헤쳐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4월19∼20일 중국 상하이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펼치느라 ‘아내’와 일주일 이상 떨어졌던 앤디는 다시 좋은 남편이 될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