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오는 5월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열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32번째는 <집없는 천사>의 시나리오작가 니시키 모토사다의 미망인이 기증한 1930~40년대 조선 영화인들의 사진입니다.
1937년 중일전쟁과 1941년 태평양전쟁을 겪으면서 조선영화계는 1941년 발효된 ‘조선영화령’에 의해 일제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게 된다. 이 시기는 또한 일본의 스튜디오 도제 시스템에서 교육받은 영화인들이 돌아와 조선영화의 기업화를 통한 활로 모색을 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시나리오작가 니시키 모토사다(西龜元貞)의 미망인은 2005년 <집없는 천사>(감독 최인규, 1941)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기증한 데 이어 1930~40년대 조선 영화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기증했다. 김신재, 문예봉, 김소영, 김일해 등의 당대 최고 배우들의 프로마이트(프로필) 사진을 비롯하여 일장기를 배경으로 한 박기채 감독의 결혼식 사진, 유명한 연극배우였던 왕평, 배우 황철과 한은진의 자필 사인이 담긴 사진 등이다. <무정> 시사회에 박기채 감독, 한은진과 나란히 앉아 있는 원작자 이광수의 모습 또한 선연하다. 이 사진들은 조선영화주식회사의 봉투에 담겨져 있으며 ‘경성일보 학예부의 니시키 모토사다씨에게 조선영화주식회사의 김정혁이 보낸다’는 글로 보아 언론사용 홍보자료임을 알 수 있다. 니시키 모토사다의 미망인은 ‘이 자료들은 당연히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증에 대한 조건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