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3월 17일 오후4시30분 장소 용산 CGV 개봉 3월20일
이 영화
우민(송승헌), 철중(권상우), 도완(김인권)은 같은 조직 아래서 한솥밥을 먹어온 깡패 친구들이다. 이들은 한몫을 노리고 사설 카지노를 털지만, 이 돈을 노리던 또 다른 조직에 걸리게 된다. 여기에는 철중의 배신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결과 우민은 감방에 가고 도완은 마약중독자가 되며 철중은 승승장구한다. 2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뒤 우민은 당시 숨겨뒀던 돈을 갖고 어두운 세계를 빠져나가려 하지만, 상황은 그리 여의치 않다. 결국 우민은 철중과 격돌을 벌여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여기에 도완과 다른 조직의 실세 영환(지성)이 개입하면서 상황은 겉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된다.
말말말
“흥행이 되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송승헌이 영화에 나왔는데 예전과 달라졌다, 는 얘기만 듣더라도 만족한다” -송승헌 “이미 광고가 끊긴 지는 꽤 됐다. (웃음) 만족하지 않는 역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얻기 보다는 손해를 보더라고 만족하는 역을 하고 싶었다.”-권상우 “처음엔 권상우, 송승헌을 더 망가뜨리고 싶었지만 외모도 재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김해곤 감독
100자평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징글징글한 삶과 사랑을 묘사했던 김해곤 감독은 두번째 영화에서 남자들 사이의 거칠고 가쁜 감정을 다룬다. <숙명> 속 남자들은 자상한 면모나 이성적인 태도 대신 자신이 처한 절박한 상황에서 연유되는 짤막한 외침만을 내뱉는 인물들이다. 그러니 이들 사이에서는 어떤 이해나 우정은 존재할 수 없다. 김해곤 감독은 이 영화가 ‘오해로 인해 소통이 불가해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는데, <숙명>의 남자들은 애초부터 소통의 창구 자체를 닫아놓은 사람들처럼 보인다. 호흡 빠르고 설명적이지 않은, 건조한 전개라는 그의 시도 자체는 평가받을만한 바이지만, 관객들을 그들의 내면 안으로 끌어들일만한 설득력이 부족한 탓에 영화는 간혹 멋진 배우들의 포즈만 스쳐지나간다. 물론, 거친 남성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송승헌과 악역에 도전한 권상우의 노력은 스크린에 역력하게 드러난다. - 문석 <씨네21> 기자
권상우, 송승헌 나오는 액션 느와르, 라고 하면 기대되는 것은 정해져 있다. 배우들이 매력이 어느정도 살아있고, 장르에 걸맞는 약간의 음울함과 합이 맞는 액션 장면 몇개 있으면 되는 것이다. 거기에 <파이란>의 극본을 썼고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감독을 했던 김해곤감독의 작품이라니, '인생의 비루함'에 대해 뭔가 아는 분이니만큼 꽤 괜찮은 장르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를 했더랬다. 그런데 이건 아니다. 일단 편집이 엉망인데, 맨 처음 카지노 습격장면과 뒷마무리 15분정도만 쓸만하고, 중반부의 우왕좌왕은 참을성을 시험케한다. 영화의 주제와 분위기가 무엇을 표방하는지 알겠다, 아니 알고도 남음이 있다. '이현세 만화'에서 풍기던 비극적 세계관, 고만고만하던 친구들끼리의 어긋나는 운명, 은영(엄지?)에 대한 사랑과 체념의 감정 등등. '마이 봤다'. 영화 <친구>가 이미 그런 비극적 세계관의 전말을 보여주었고, <비열한 거리>나 <우아한 세계>에 의해 그러한 비극적 세계관에 대한 반성과 초극이 일어난 상태에서, 다시금 그 비극에 공감하고 몰입하기가 쉽진 않다만, 그래도 웬만히만 간! 추렸어도 배우보는 재미에 집중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숙명>은 연출이 다듬어지지 않았고, 배우들의 기량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채 마치 뮤직비디오에서처럼 잘생긴 얼굴이 전시되거나 중요한 대사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단점만 부각시켰다. 퍽퍽 튀는 사운드와 편집만 다시 손봐도 훨씬 나을텐테...<연애, 참>의 김해곤 감독과 <야수>의 권상우를 아끼는 입장에서 몹시 안타깝다. 황진미/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