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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분기 영국 음악계의 최고작, 골드프랩 <>

최근 영국이나 스웨덴 등 유럽에서 활동하는 몇몇 뮤지션들을 보면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을 넘나드는 넓은 폭의 사운드를 선사하는 친구들이 꽤 많다. 이미 여러 차례 광고음악으로 소개되었던 클럽 에이트의 요한 앙거가르드가 그렇고, 같은 나라의 켄트 같은 밴드도 이 집합에 넣을 만한 음악을 다수 선사했다. 동의하지 않을 마니아들도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라디오헤드 같은 팀도 2000년 이후 이러한 행로에 동참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이러한 활동을 보인 가장 대표적인 뮤지션은 지금 소개하는 골드프랩이다.

미술 전공의 예쁘장하고 매혹적인 앨리슨 골드프랩과 작곡가 출신의 윌 그레고리로 이루어진 듀오 골드프랩은 2000년 <<Felt Mountain>>을 발표하며 데뷔한 이래 현재까지 뚜렷한 음악적 족적과 자기만의 확실한 사운드를 개척해왔다. 이들의 음악은 2000년 이후의 브리티시 팝(아, 이 말은 콜드플레이류의 사운드를 이야기하는 것과는 좀 다른, 더욱 ‘범용’의 의미다)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어떤 트렌디함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데뷔앨범 <<Felt Mountain>>은 머큐리 어워즈 후보에, 두번째 앨범 <<Black Cherry>>는 브릿 어워즈에 각각 노미네이트된 바 있으며, 바로 전작이 되는 2005년 <<Supernature>>는 상업적으로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이룸으로써 골드프랩은 전체적인 음악 신에서도 꽤 큰 획을 그려왔다. 영국을 위시한 전세계 음악 팬들의 지지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2008년 그들이 새로 발표한 앨범 <<Seventh Tree>>는 어떤가. 기타와 보컬이 나지막하게 울리며 시작되다가 은은하게 깔리는 스트링 계열의 신시사이저 소리가 어우러지는 첫곡 <Clowns>나 비욕 등이 많이 선보였던 유의 가공된 신시사이저가 자아내는 신비로움이 몽환적인 아우라를 구현하는 <Little Bird>, 팝적인 진행에 독특한 사운드를 토핑한 <Road To Somewhere>, 그리고 비트없이 전자음과 어쿠스틱 기타 그리고 판타지한 코러스로 편곡된 <Monster Love> 등 앨범 각각의 수록곡들이 가진 매력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흥을 선사한다. 벌써부터 첫 싱글 <A&E>가 빌보드 차트 2위까지 올랐고 그외 아마존, 아이튠스 등 여러 차트에도 정상이나 수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 싱글에 만족감을 느낀 팬들이라면 <<Seventh Tree>>는 레코드숍에서 거액(?)을 주고 질러도 전혀 돈 아깝지 않은 앨범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개인적으로는 카이저 치프스나 듀란듀란, 시네마틱스 등이 신보를 선보였던 지난해의 영국 음악계에 대만족을 느꼈다. 그에 비해 올해 등장한 영국의 음악들은 아직까지 특출난 무언가가 없었다. ‘1/4분기 영국 음악계는 이러고 마는 건가’라며 실망을 하려 할 즈음 나타난 골드프랩의 신보 <<Seventh Tree>>는 무척이나 반가운 존재다. 마치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짜짜짜짜짜’를 외치며 엄청난 기운을 들고 온 짱가의 존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