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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폿 인터뷰] “나는 <람보> 시리즈와 함께 성장했다”
강병진 2008-03-04

<람보4: 라스트 블러드>의 한국계 배우 팀 강

<람보4: 라스트 블러드>(이하 <람보4>)에서 눈길을 끄는 동양인은 야만스러운 버마 군인들만이 아니다. 곤궁에 빠진 봉사단체를 구하기 위해 적진으로 뛰어든 5명의 용병 가운데 한국인으로 나오는 엔 주도 있다. 영화 <투 윅스 노티스> <포가튼> 등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 팀 강(한국 이름 강일아)이 그를 연기했다. 태권도와 스쿠버다이빙, 스카이다이빙 등의 운동에 능하고 최근에는 보디빌딩과 요가를 즐기고 있다는 그는 영화에서도 거의 모든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고 한다. 현재 차기작 준비로 바쁜 그에게 서면으로나마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정치학을 전공했던 걸로 알고 있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며 법대 입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가 25살이었는데, 우연히 재미로 연기 강의를 듣다가 이거다 싶었다. 그전에는 연기 경험이 없었을 뿐 아니라 배우의 길을 가겠다는 꿈을 꿔본 적도 없다. 이후 하버드대학 부설 ART(American Repertory Theatre)에 진학하여 연기 훈련을 받고 뉴욕으로 가서 본격적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람보4>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되었나. 평소 <람보> 시리즈에 갖고 있던 생각도 함께 말해달라. =오디션으로 지원했는데, 운좋게도 슬라이(실베스터 스탤론의 애칭)가 나를 선택해주었다. 나는 <람보> 시리즈와 함께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극장에서 본 적은 없다. <람보: 퍼스트 블러드>가 나온 것이 내가 9살 때였으니까. 하지만 고등학생 시절 <람보> 시리즈를 전부 빌려다 보고는 정말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실베스터 스탤론과 함께 작업하는 건 어땠나. =그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경험이다. 그는 배우들의 곁에 항상 있어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때 장면에 대한 질문이든 일상의 잡담이든 배우들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거기 있었던 것 같다. 화제는 스포츠, 영화, 권투 등 다양했고 우리는 그냥 둘러앉아 편하게 이야기했다. 그가 이 영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촬영하는 동안 하루에 2시간 정도밖에 못 자는 것 같더라.

-<람보4>는 동양인을 미개한 적으로 묘사한다. 혹시 그런 점이 마음에 걸리지는 않았는지. =아니, 전혀 마음에 걸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버마에서 실제로 야만적이고 비인도적인 일이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를 괴롭히는 점은 많은 미국영화들이 동양인들을 야만적으로 묘사한다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계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미국영화들은 아시아계를 선량하지만 유약하거나, 강하지만 악(惡)한 사람으로 정형화해놓는다. 아시아계가 선하고도 강인한 사람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아주 희귀하다는 사실이 섭섭하다.

-한국인이라는 점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데 어떤 영향을 끼치나. =아시아계 미국인을 위한 배역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 어렵다. 또 하나 어려운 점은 그런 배역이 나오면 아시아계 연기인들에게 콩글리시로 연기를 하라고 요청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데도 말이다. 물론 장점도 있다. 배역 설정이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되어 있는 경우다. 이 경우라면 나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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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C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