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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는 콘서트
박혜명 2008-02-28

하기야 무려 비욘세도 왔다 갔다. 이제 한국도 해외 뮤지션들의 공연을 원없이 보는 나라가 되는 것인가? 연초부터 비욕과 마이 케미컬 로맨스가 다녀간 2008년, 해외 뮤지션들의 올해 내한 공연 일정은 어쩐지 지난해보다 헤비급이 될 듯한 예감이 든다. 심지어 전세계 팝신의 제왕, 초특급 슈퍼스타 저스틴 팀벌레이크의 월드 투어 내한 가능성 소문까지 들려오니 말이다. 가슴 아픈 건 있다. 고작 1만2천명 수용 가능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이 국내 대형 공연장으로 분류되는 현실이라든지, 전문 음향시설과 무대시설 부족으로 해외 뮤지션들의 요구를 온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여러모로 ‘깎인’ 공연을 해야 하는 현장 여건. 그래도 ‘그분들이 오신다면’ 대환영이다. 이번 봄엔 특히 잔잔한 싱어송라이터들의 수줍은 첫 내한 공연부터 대형 스타들의 화려한 공연까지 스펙트럼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다.

백스트리트보이스(BSB)와 셀린 디온 그리고 듀란듀란.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팝스타들의 공연 일정이 각각 3월8일, 3월18~19일, 4월17일로 잡혀 있다. 이중 올해 초 발매된 신보 <Taking Chances> 월드 투어 일환으로 내한하는 셀린 디온은 10년 전에도 국내 공연을 가진 바 있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03년부터 5년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주 5회씩 600회의 공연을 한회도 거르지 않고 성공시킨 기록적인 공연자로서 세기적 디바를 만나는 자리. 17만원짜리 표값도 불사할 만하지 않은가? BSB의 음악과 함께 사춘기를 보낸 추억이 있다면 멤버 1인의 탈퇴로 4인조 모양을 하고 내한하는 BSB 무대도 놓치고 싶진 않을 것이다.

공연기획사 ‘프라이빗 커브’가 마련한 ‘이 시대의 아름다운 싱어송라이터 시리즈’ 라인업도 제법 출중한 편. 발라드 감각이 적절히 가미된 사랑스러운 포크뮤지션 제이슨 므라즈와 제임스 블런트가 각각 3월 말과 4월 말 공연을 갖는다. 이 시리즈에 포함된 라울 미동은 흑인 포크뮤지션이다. 시각장애인이란 점에서 스티비 원더와 자주 비교되지만 라울 미동의 음악적 색깔은 훨씬 사색적이며 온화하다. 400석짜리 아담한 공연장에 앉아 실력파 뮤지션의 다정한 기타 선율과 교감할 기회는 그리 흔치 않다.

그리고 마룬파이브가 온다. 2003년, 록과 솔의 믹스 비율이 환상적인 펑키팝 음반 <<Songs About Jane>>으로 일약 세계적 스타덤에 오른 5인조 밴드. 지난해 발매된 <It Won’t Be Soon Before Long>은 소포모어 콤플렉스의 반영이 아니냐는 평도 있었지만 <Makes Me Wonder>와 같은 킬링 트랙은 마룬5의 저력을 충분히 과시했다. 워낙 감칠맛 나는 멜로디 때문에 국내 팬층도 매우 두텁다. 공연기획사 옐로우나인쪽도 “이 정도로 잘될 줄은 몰랐다”는 마룬파이브의 공연 티켓은 예매 첫날 5천장이 팔렸고, 현재 매진 임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