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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폿 인터뷰] “딸아이 아이스크림을 몰래 먹은 게 힌트가 됐다”
강병진 2008-02-26

26부작 TV애니메이션 <코코몽>의 민병천 감독

영화 <유령> <내츄럴시티>를 연출한 민병천 감독이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돌아왔다. <내츄럴시티>를 끝낸 뒤 드라마 <>의 CG와 함께 여러 광고와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던 틈틈이 26부작 TV애니메이션 <코코몽>을 연출했던 것이다. 그동안 영화·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올리브스튜디오를 설립한 그는 현재 5편의 TV용 애니메이션과 자신의 세 번째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코코몽> 방영 준비와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시카프)의 심사위원으로 바쁜 그는 밤 11시가 넘어서야 전화를 받았다.

-애니메이션을 연출했다기에 의외였다. 원래 관심이 많았나. =옛날부터 좋아했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게 꿈이기도 했다. 물론 나도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의아하다. (웃음) 다만 내 아이들에게 아빠로서 뭔가를 해주고 싶었고, 그런 차원에서 나의 오랜 꿈이 결합돼 <코코몽>이 완성된 것 같다.

-<코코몽>은 냉장고 속의 요정들이 주인공인 만화라고 들었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딸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무척 좋아한다. 4년 전쯤 아이가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둔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은 적이 있는데, 자기 아이스크림이 없어졌다고 난리를 치더라. 그래서 거짓말을 했다. 아빠가 먹은 게 아니라 냉장고 속의 요정이 먹었다고. (웃음) 그 경험이 힌트가 된 작품이다. 그때는 딸이 2살이었는데, 지금은 7살이다. 오히려 지금은 그때 태어났던 막내아들을 위한 작품이 될 것 같다.

-영화를 만들 때도 테크닉 면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 했다. <코코몽>에도 그런 시도가 있었나. =국내 애니메이션 최초로 선녹음을 한 뒤 작화를 했다. 기존의 방식과 순서를 뒤집은 거다. 실제 한국인의 발음과 그에 따른 입모양을 애니메이션에서 구현하려 한 것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는 캐릭터들이 더 자연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올리브스튜디오는 어떤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인가. <내츄럴시티>의 배우 윤찬이 이사로 일한다고 하는데. =윤찬 이사는 일단 마음이 맞아서 같이 일하게 됐다. 올리브스튜디오가 정식 법인이 된 건 이제 2년 정도다. 한국의 픽사 같은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TV용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지만, 극장용 애니메이션도 기획하고 있다. TV용 애니메이션은 에듀테인먼트를 지향한다. 가르치는 것 위주가 아니라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며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만드는 것이다.

-새 영화는 어떤 작품인가. =현재 정한 제목은 <우주인>이다. 얼마 전에 우주인 선발대회가 있었지 않나. 영화의 주인공은 그 대회에서 최종 엔트리까지 갔다가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떨어진 사람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직 밝히기 힘들다. 올 8월이면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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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올리브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