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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봅시다] 영화 곳곳에 숨겨진 ‘비틀스’를 찾아 보자
문석 2008-02-14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 발견한 비틀스의 흔적

‘비틀스의 노래만으로 뮤지컬을 만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영화적으로는 불충분한 점이 많고 비틀스의 음악을 다소 낮은 수준으로 편곡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지만, 원곡 자체의 힘과 곳곳에 숨겨진 비틀스와 관련된 코드 덕분에 비틀스와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주는 영화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 박혀 있는 비틀스의 흔적을 찾아본다.

1. 어떻게 만들어졌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2006년의 어느 날 줄리 태이머 감독은 “비틀스의 노래만으로 뮤지컬을 만들어보지 않겠냐”는 놀라운 제안을 받는다. 그 제안을 한 곳은 마이클 잭슨에게 비틀스의 판권 절반을 넘겨받은 소니의 자회사인 레볼루션 스튜디오였다. 레볼루션은 태이머가 <타이투스> <프리다> 같은 영화뿐 아니라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성공적으로 옮겨냈다는 점을 들어 그에게 프로젝트를 맡긴 것. 비틀스의 노래 한곡을 사용하는 데도 까다로운 절차와 비싼 비용을 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태이머가 비틀스의 음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를 마다할 리가 없었다. 태이머는 남편이자 영화음악가 엘리엇 골든탈, 안무가 대니얼 에즈랄로, 그리고 시나리오작가인 딕 클레멘트, 이안 라 프레네스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여기에 걸맞은 음악 33곡을 선정했다. 물론 이 프로젝트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아바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 <맘마미아>였을 것이다.

2. 비틀스의 어떤 노래들이 나오나

가 수록된 <> 오리지널 앨범

이 영화에 수록된 비틀스의 노래는 모두 33곡으로 1963년부터 1969년에 발표된 것들이다. 초기곡인 <She Loves You> <I Want To Hold Your Hand>에서부터 최후의 앨범 <<Let It Be>>에 수록된 <Across The Universe> <Get Back>까지 그들의 대표곡들이 포함된다. 이 영화에는 비틀스의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곡들도 수록돼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뒤늦게 발매된 <<The Beatles>>(일명 ‘화이트 앨범’)에 수록된 <Helter Skelter> <Revolution 1> <Dear Prudence> 등은 생경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줄리 태이머 감독은 러닝타임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And I Love Her>나 <You’ve Got to Hide Your Love Away>를 사용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우회적인 방식으로 쓰인 노래도 있는데, 초반 부둣가 장면에서 한 노인의 “나도 64살이 되면 여기를 뜰 것이라고 했지”라는 대사는 <When I’m Sixty Four>를, 주요 인물 중 하나인 프루던스가 창문을 넘어 욕조를 밟고 들어오는 장면은 <She Came in Through the Bathroom Window>를 떠올리게 한다. 이들 노래를 모두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배역이나 카메오들이 불러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3. 캐릭터들의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영화에 나오는 주요 배역 이름 또한 비틀스의 노래 제목과 가사, 앨범 제목에서 가져왔다. 두 주인공 주드(짐 스터지스)와 루시(에반 레이첼 우드)는 당연히 <Hey Jude>와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에서 차용했으며, 맥스(조 앤더슨)는 <Maxwell’s Silver Hammer>(영화에는 실제로 맥스가 망치질하는 장면이 나온다)에서 따온 것이다. 가수인 세이디(데이나 푹스)는 <Sexy Sadie>에서 빌려왔는데, 재니스 조플린과 거의 흡사하며, <Get Back>의 첫 가사 ‘Jojo was a man who thought he was a loner’에서 따온 기타리스트 조조(마틴 루터 매코이)는 지미 헨드릭스와 빼다박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외의 다른 캐릭터들 또한 대부분 비틀스의 음악에서 가져온 것이며, 애초 시나리오에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에서 따온 페퍼 상사라는 캐릭터도 있었다.

4. U2의 보노가 카메오로 나오나

맞다. 주인공들이 사이키델릭 문화에 흠뻑 빠져 있던 순간, 그들이 만나러 간 닥터 로버트가 바로 보노다. 그는 비틀스의 가장 사이키델릭한 앨범 중 하나인 <<Magical Mystery Tour>>에 수록된 <I Am the Walrus>를 열창한다. 절대 로빈 윌리엄스와 혼동하지 말길. 보노 외에도 다양한 카메오가 출연한다. 태이머 감독의 전작 <프리다>에 출연했던 샐마 헤이엑은 맥스가 군 병원에서 부르는 <Happiness is a Warm Gun> 장면에서 야시시한 간호사로 등장한다. 그녀의 모습은 아날로그 영상효과로 다섯개로 분리된다. 탁한 목소리로 유명한 가수 조 카커도 <컴 투게더>가 불리는 장면에서 노숙자, 거지 등의 모습으로 거듭 등장하며, 영국의 유명한 코미디언 에디 이자드는 서커스장에서 <Being for the Benefit of Mr. Kite>를 거의 랩에 가깝게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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