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진: 7일간의 지방연소 다이어트
직장생활 4년차, 매일 책상 앞에 10시간씩 버티다보니 근수도 늘어나고 이기적인 중앙집중형 몸매로 변모했다. 이름하여 ★ 체형. 왜 하필 먹을 것 많은 설에 다이어트 강추하느냐고 묻지 마라. 유혹 앞에 굳건할 만큼 득도해야 뜻하는 것이 이루어진다. 사실 ‘7일간의 지방연소 다이어트’라고 검색하면 식단이 나오므로 굳이 적을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가끔 회사로 전화해서 영화 상영관 알려달라는 인터넷 안 되는 독자도 있어서 간략하게나마 적는다. 우선 날마다 먹어야 하는 야채수프가 있다. 일주일 분량이므로 한 들통 끓여야 한다. 재료는 셀러리 큰 것 1개, 양파 큰 것 3개, 피망 큰 것 1개, 양배추 큰 것 1과 1/2개, 완숙 토마토 1캔, 양념(다시다, 소금, 카레 파우더 등) 약간. 채소를 잘게 썰어 큰 냄비에 넣은 뒤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간을 맞춰 끓이면 완성. 중요한 것은 식단을 따르는 것과 금기사항을 지키는 것. 술, 탄산음료, 밀가루, 설탕, 감미료, 지방은 섭취하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니 주의하시라. 7일 동안 4~7kg까지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 솔깃? 그럼 도전! 덧붙이면, 지방연소만큼 중요한 것이 근력 향상이므로 운동도 병행하면 효과 만점이겠다(식단은 표 참조).
일주일 식단표
제1일: 과일(바나나 제외) 제2일: 채소(과일, 콩, 스위트콘 제외) 제3일: 과일과 채소 제4일: 무지방 우유와 바나나 제5일: 소고기와 토마토 6개 제6일: 소고기와 채소 제7일: 현미밥, 채소
모든 식단에 수프는 기본. 하루 한 그릇은 꼭 먹도록 함. 소고기는 닭고기, 생선으로 대체 가능
이영진: <한국 사진의 재발견>
서울살이 15년이 넘었다. 1년에 한번, 고향에 가면 ‘길치’가 된다. 여기가 어드메뇨. 영락없는 어리둥절 ‘촌뜨기’다. 혹시 누가 길을 물으면 어쩐다. “저, 서울 사람인데요” 서둘러 외면해야 하는 건가. 기억의 망실(亡失)은 두려움을 유발한다. 하지만 기억에도 없는 풍경의 상실은 좀 다르다. 이때의 사라짐은 안타까움이 아니라 호기심의 대상이다. 대합실 한가운데서 홀로 방뇨하는 꼬맹이, 백마 끌고 도강하는 웃통 벗어접힌 장정, 개와 함께 오수를 즐기는 이동식 만화방 아저씨, 담배를 물고 해수욕을 즐기는 할머니, 노모를 업고서 마을 어귀 당산나무 아래를 지나는 중년의 아들은 그런 점에서 흥미진진 캐릭터다. 어디서 이들을 봤느냐고. 궁금하다면 1950, 60년대 풍경들을 마음으로 꾹꾹 눌러 담은 <한국 사진의 재발견>을 권한다. 보물책이다. 사실 맘 같아선 ‘현대인 필람 도록’이라고 우기고 싶은데, 나중에 과대광고라고 손가락질받을까봐 그러진 못하겠다. 다만 평소 트렌드 내화 속도가 지나치게 떨어져 주위에서 올드한 치라고 눈총을 받는 이들에게 이번 설날에 일독을 권한다.
이혜정: 캐논 포토 트린터
설이라 온가족이 모였다.
이렇게 모이기도 쉽지 않으니 단체로 가족사진이라도 찍자는 말에 이리저리 치우고 친지들과 함께 “하나, 둘, 셋 김치∼” 소리에 즐겁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은 열심히 찍었으나 사진 파일은 카메라 메모리카드에 고이 간직되어 있다. 이렇게 간직된 사진은 도대체 언제 받게 될까? 몇번의 전화가 오고 가지만 정작 사진 뽑는 데는 미적미적~~~ 경우에 따라서는 추석 때나 아님 내년 설에? 그도 지나버리면 사진 파일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그날의 가족의 모습도 사라져버린다.
이때 필요한 것은 바로 포토 프린터!!!
오늘 추천할 품목은 염료 승화 방식의 캐논 CP-720이다. CF, SD, xD등 메모리카드를 바로 장착하거나 카메라나 컴퓨터에 직접 연결해 사진을 인쇄할 수 있다. 게닥 사이즈가 아담해 휴대가 간편하다. 가격은 인터넷에서 12만원 정도 물론 사진 한장 프린트하는 데 400원 정도 드니 인터넷 프린트 비용이 D4 사이즈 한장에 99원인 데 비하면 4배가 비싸다. 하나…,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를 가족과 함께 바로 사진을 뽑아보고 한번 프린트하면 백년이 간다는 캐논의 말을 믿어보자.
오정연: △△語, ○○일 완성, 인터넷 어학 강의
황금 같은 연휴에 웬 공부? 오죽 할 일이 없으면 별 해괴한 방식으로 궁상이냐고 놀라지 말자. 만천하에 자랑하고픈 근사한 여행 계획이나 대단한 아르바이트 거리, 혹은 언제고 놀아줄 든든한 그분이 없다면, 어차피 누구나 마찬가지다. 4박5일 하루 24시간 내내 방바닥에 붙어 군것질을 일삼다보면 하루 1시간 정도 뭔가 자신에게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질 거다. 바로 그럴 때를 공략하자는 얘기다. 영어든 일어든 중국어든 불어든 독어든 스와힐리어…는 안 되겠구나. 암튼 평소에 한번쯤 ‘나 요즘 △△배워’라고 말하고 싶었던 외국어를 떠올린다. 포털사이트에서 △△ 인터넷 강의를 검색한다. 대부분 5만원이 넘지 않는 수강료를 결제하면 준비는 끝난다. 자신에게 뭔가 투자했다는 최소한의 심적 부담을 주는데 인터넷 강의료는 제법 합리적이고, 머리를 비운 채 암기 위주로 습득할 수 있는 도움되는 지식이라면 외국어가 제격이다. 문법 완성 같은 무모한 목표를 세워 쓸데없이 스트레스 받지 말 것이며, ‘이건 절대 공부가 아님’을 떠올리면서 유희적인 마인드를 유지하는 게 관건. 일주일 뒤 최소한 새로운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될 테니, 그때는 일주일 전보다 조금은 훌륭해진(?) ‘나’를 아낌없는 칭찬해주자.
강병진: 들고양이 사진 촬영
명절은 사람에게뿐만 아니라 거리의 동물들에게도 대목이다. 동네 골목 어귀에 넘쳐나는 음식물 찌꺼기는 특유의 미혼향으로 길고양이들을 유혹한다. 연휴의 게으름을 즐기고 싶으면서도 집 안에만 있기는 싫다면, 게다가 사진을 취미로 하거나 그냥 남들이 사는 분위기에 DSLR을 구입한 이들이라면, 트레이닝복 차림에 슬리퍼라도 끌고 나가 동네의 길고양이들을 찍어보는 건 어떨까. 일반적인 주택가에서 가장 동적인 피사체인 그들은 예뻐해달라는 듯 내 다리에 앞발을 모으다가도 제 기분이 틀어지면 바로 앙탈을 부리는 집고양이와 달리 말 그대로 야생이다. 미세한 동작 하나하나가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정적인 상태에서도 긴장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일단 셔터 스피드를 빠르게 놓고 찍기만 한다면 꽤 에너지 넘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흔히 동물 사진만 찍는 프로 작가들은 나무 위에 앉은 표범을 찍는 게 소원이라고 하는데, 그것만큼은 아니더라도 묘한 쾌감이 느껴질 듯. 단 동네 사람들에게 궁상맞은 청춘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은 감수하자.
김경우: 만화 <십팔사략>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도 다 외우기 힘든데 하물며 중국 역사를 알기란 얼마나 어려울까? 하지만 그 방대한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역사책과 그 역사를 질펀하고 구수하게 풀어줄 이야기꾼, 그리고 그 이야기를 한번에 독파할 수 있는 일주일의 시간. 이 삼박자만 갖춰진다면 속성으로,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중국 역사를 뗄 수 있다. 이번 설 연휴가 바로 그 적기가 아닐까? 지금으로부터 700년 전 중국 남송의 역사가 증선지가 고대부터 송나라 말기까지 나온 18개의 역사서를 정리해 <십팔사략>이라는 요약집을 냈고, 이제는 한국 만화계의 전설이 된 고 고우영 화백이 그 원본을 특유의 맛깔스런 화풍으로 재탄생시킨 만화 <십팔사략>을 이번 설 연휴에 읽는다면 중국 역사를 단박에 이해할 수 있다. 총 10권의 분량이 주는 부담감보다는 한권씩 뗄 때마다 엄습해오는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초조함이 더 클 게다. 명절이 지겨웠던 당신에게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는 최고의 명절을 선사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최고의 강추 아이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