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월 28일(월) 오후 2시 장소 코엑스 메가박스
이 영화 출장안마 포주일을 하고 있는 전직 형사 중호(김윤석)는 데리고 있던 여자들이 잇달아 사라지는 일을 겪는다. 그러다 가장 최근에 일을 나간 미진을 불러낸 손님의 전화번호와 사라진 여자들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번호가 일치함을 알아낸다. 하지만 망원동 근처로 떠난 미진마저도 연락이 두절되고, 미진을 찾아 나선 중호는 우연히 그 동네에서 영민(하정우)과 마주친다. 중호는 옷에 묻은 피를 보고 영민이 바로 범인임을 직감하고 추격 끝에 그를 붙잡는다. 하지만 실종된 여자들을 모두 죽였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담담히 털어 놓는 영민에 의해 경찰서는 발칵 뒤집어 진다. 그래도 경찰서로서는 영민을 잡아둘 수 있는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 공 세우기에만 혈안이 된 경찰은 미진의 생사보다는 증거를 찾기에만 급급하고, 미진이 살아 있다고 믿는 단 한 사람 중호만이 미진을 찾아 나선다. 영민이 떨어트리고 간 열쇠꾸러미 하나만 가지고 망원동 일대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 것이다.
말말말
“경찰을 비하한 것이 맞다. 살인을 당하게끔 방치한 사회와 살인자들이 활개 칠 수 있게 만든 사회 시스템에 화가 났고 이것이 영화를 만든 계기다. 30대를 이 영화와 함께 시작해서 5년의 시간이 흘렀다. 매 순간 1%의 힘까지 남김없이 소진하려고 노력했다. 어떤 평가를 받든 후회도 미련도 없다.” - 나홍진 감독 “캐릭터를 잘 소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고 정교하고 차가운 이성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도 어느 배우가 자기 연기에 만족하겠나. 지금도 아쉽고 다시 찍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는 하정우와 서로 배려하며 촬영한 탓에 한 군데도 다친 데가 없었지만 긴장감 탓에 정말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였다.” - 배우 김윤석 “역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혼자 궁시렁대고 목을 돌리는 이상한 버릇이 생긴 것 같다. 지영민은 상대역이 없는 역이다. 그래서 늘 일방적으로 말하고 행동한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촬영이 끝난 후에도 이 버릇을 떨칠 수 없는 것 같다. 작품은 만족스럽지만 내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진 않다. 개인적으로 큰 깨달음이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배우 하정우
100자평
“주목해야할 신인감독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나홍진 감독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과 부지런함으로 밤 장면과 비 장면이 대부분인 이 영화를 빈 틈 없이 완성했다. ‘한국판 <24시>라고나 할까. <추격자>는 거의 실시간으로 영민을 쫓는 중호의 이야기다. 한때 경찰이었음이 무색하게 출장안마 포주인 그는 역설적이게도 형사일을 그만둔 다음에야 경찰들보다 탁월한 추리와 수사 실력을 발휘한다. 몰인정하고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그는 말 그대로 ‘악질경찰’이다. 거의 야생동물처럼 연기하는 김윤석과 제스처 하나에도 무게감이 실리는 연쇄살인마 하정우 역시 적역을 꿰찼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오 마이 갓!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는 한국영화계에 걸출한 신인 감독이 탄생했음을 알리는 작품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노련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추격자>는 힘있는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장르영화의 매력이 촘촘하게 엮어져 있다. 특히 하정우가 연기한 연쇄살인마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돋보인다. 과도한 친절로 영화의 맥을 끊기 일쑤인 한국 장르영화에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배재한(슬쩍 암시를 주는 정도에 머문다) 접근 방식은 대단히 용기있는 선택이다. <추격자>를 보지 않고서는 2008년 한국영화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작품성과 상업적 재미 모두를 충족한다. 김종철/ 익스트림무비(extmovie.com)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