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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나지-비밀의 계단> 첫 공개
주성철 2008-01-24

사라진 아이를 애타게 찾아서

일시 1월 24일(목) 오후 4시 40분 장소 용산CGV

이 영화 로라, 카를로스 부부와 아들 시몬은 과거 고아원이었던 대저택으로 이사를 온다. 이 고아원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로라는 병에 걸린 시몬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외딴 바닷가에 위치한 이곳을 고집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시몬은 친구들이 있다며 놀러 다닌다. 그 친구들의 존재는 시몬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기에 부모는 특별히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비밀을 알고 있는 한 할머니가 집에 찾아오면서 묘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더구나 시몬은 자신은 입양된 아이고, 곧 죽을 것이라고 들었다며 괴로워한다. 로라는 그 모든 비밀을 알아버린 시몬에게 놀라워하지만, 친구들이 있다는 소리는 여전히 무시한다. 그러던 어느 날, 로라 부부는 동네에서 파티를 여는데 갑자기 시몬이 사라진다. 시간이 흘러 모두가 시몬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로라는 시몬이 늘 말했던 친구들의 존재가 자신의 과거와 어떤 관계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100자평

<오퍼나지-비밀의 계단>(이하 ‘<오퍼나지>’)은 기예르모 델 토로라는 이름을 먼저 확인하게 되는 영화다. 시나리오 작업부터 촬영 등 전 영역에 걸쳐 후배감독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과 협업체계를 이뤘던 그로 인해, 가장 먼저 연상되는 영화 또한 바로 그가 연출한 <판의 미로>다. 이처럼 현실과 환상,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오퍼나지>는 직접적으로 ‘기예르모 사단’의 존재 증명이기도 하다. 공포영화에 가깝다고 해도 좋을 만큼 음산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이처럼 빈 틈 없는 구성에 반전의 재미까지 별다른 흠을 찾을 일도 없지만, 딱히 기예르모 델 토로라는 선배를 넘어서는 매혹을 발견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발 루튼, 이탈리아 지알로 무비, 아시아 호러, 스패니시 판타지의 레퍼런스들을 매끈하게 직조해낸 스페인산 상업영화. 직접적인 혈통으로 따지자면 <판의 미로>, <디 아더스>와 <다크니스>의 쓸만한 적자라고 해도 좋을 법 하다. 다만 작년 한해 해외 인터넷을 달궜던 호평과 하이프를 생각해보자면 예측가능하고 진부한 이야기에 조금 맥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최근 한국 호러/판타지 영화들과 비교하자면야 훨 즐길만한 것도 사실이고. 김도훈 <씨네21> 기자

사연을 담은 듯한 저택, 상상의 친구를 말하는 아이, 신경이 곤두선 엄마, 집안에 뭔가 있는 느낌...뭐 이 정도만 해도 떠오르는 영화들이 족히 예닐곱개는 될 것이다. <오퍼나지>는 초반설정은 물론 결말까지 대단히 익숙한 요소들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그러나 영화가 주는 긴장과 공포는 결코(!) 녹록치 않다. '역시 연출은 손맛!' 이란 말이 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관객의 심리와 생리를 쥐락펴락하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강력한 서스펜스의 여진이 가시지 않는 심정으로 추스린 이 영화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실종사건은 초동수사와 현장부근수색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 귀신은 존재하나 인간을 해치진 않으니 귀신을 두려워하거나 적대시하지 말고 공존의 길을 모색하라. 셋째, 항상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라. 무섭고도 슬픈 여운을 남기는 가슴 짠한 영화이다. 황진미/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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