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월15일 화요일 오후 2시 장소 서울 용산CGV
이 영화
일본으로 떠나는 롭을 위해 뉴욕시내의 한 아파트에서 송별 파티가 한창이다. 친구 허드는 떠나는 롭에게 전할 마지막 인사를 캠코더에 담느라 분주하다. 파티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천지를 뒤흔드는 괴성이 들려오며 자유의 여신상의 머리가 길거리로 날아든다. 거대한 괴물이 맨하탄을 공격한 것이다. 지옥으로 변한 맨하탄을 탈출하려던 롭 일행은 미드타운에 사는 롭의 여자친구 베스를 구하기위해 발걸음을 다시 돌리는데.
100자평
<클로버필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설정만으로 지탱되는 영화다. 고질라만한 괴물이 맨하탄을 습격하는데, 그 사건을 우연히 친구 고별 파티를 찍던 남자가 들고 있던 캠코더로 찍는다. 그게 시작이고 끝이다. 여러분이 이 영화에서 그 이상 (다시 말해 예고편에서 본 것 이상)의 내용을 기대했다면 낚였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 설정이 만들어내는 충격과 공포는 생생하고, 영화는 그 기회를 통해 기존 장르물들이 파지 못했던 샛길을 찾아낸다. 단지 어지럽다. 여러분이 FPS 게임에 익숙하지 않다면 큰 극장의 앞 좌석은 피하시길. DJUNA/ 영화평론가
<클로버필드>는 그동안 괴수 영화가 소홀히 했던 측면을 파고든다. 괴수가 습격을 할 때,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단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클로버필드>는 그들의 아비규환을 바로 옆에서 잡아낸다. 가짜 다큐멘터리 기법을 통해서, 피해자의 시선을 통해서, 괴수 영화의 리얼리티를 최대한으로 상승시키는 것이다. 또한 괴수영화의 클리셰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탁월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클로버필드>는 할리우드가 만들어낸 괴수영화 중에서는 가장 신선하고 도전적인 영화다. 다만 흔들리는 화면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단점만 빼고. 김봉석/ 영화평론가
첫 예고편부터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았던 <클로버필드>. 영화는 <블레어 위치>와 거대 괴수 장르의 흥미로운 만남이다. <클로버필드>가 영화적으로 새로운 스타일을 개척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존 몬스터 영화들의 세계에서 매우 특별한 존재가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정교하게 짜여져 있는 재난의 상황은 극사실주의를 표방하며, 마치 그 현장을 가까이에서 보는 듯한 현실감을 부여한다. 무엇보다 <클로버필드>를 통해 목격하는 괴물은 파괴 미학의 즐거움을 주기 보다는 거대한 악몽처럼 숨통을 조여온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내 자신이 누군가를 붙잡고 "이봐! 나 진짜 괴물을 본 적이 있다구!"라며 소리를 치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일으킨다. <클로버필드>는 그런 영화다. 일방적인 영화보기를 넘어선 괴물이 존재하는 맨하튼의 현장 속으로 다녀온듯한 생생한 체험을 가능케 한다. 김종철/ 익스트림무비(extmovie.com) 편집장
간결하게 말하자면 <블레어 위치>의 기법으로 촬영된 <고질라> 혹은 <우주전쟁>. 이야기는 보통의 괴수 장르 영화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클로버필드>의 오락적 충만함은 흔들리는 핸드헬드 캠코더를 이용해 장르적 재앙을 담아낸다는 전무후무한 영화적 형식에 있다. 정신없는 화면과 거친 숨소리를 정신놓고 따르다보면 거대 괴수가 습격한 맨하탄 한복판을 직접 달려가는 듯 심장이 뛰어댄다. 유튜브와 미드와 포스트 9/11 시대에 탄생한 새로운 블록버스터 충격효과. 아찔하다. 현기증이 난다. 김도훈/ <씨네21>기자
갈수록 하이퍼리얼해지는 세상 속에서, 아마도 CNN의 걸프전 폭격 영상 혹은 9/11 테러 현장의 실감과 가장 흡사한 느낌을 구현한 영화이지 싶다. 영화는 비디오 카메라에 실제 담겨진 영상의 재현처럼 보여진다. 그렇게 이전 영화들과 비교해 실제 현장과 가장 가까운 형태로 재현되지만 의외로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는 일체 배제한 채 여자친구를 찾아 헤매는 한 남자와 그 일행들의 ‘이동’을 담아내고 있다. 그리하여 ‘기록’이 운명이 돼버린 이른바 영상세대의 종언을 보는 것 같은 절망적 느낌마저 준다. 괴생명체의 습격이라는 점에서 <우주전쟁> <시체들의 새벽> <고질라>는 물론 봉준호 감독의 <괴물> 또한 슬며시 연상되며 마지막 장면은 <시체들의 새벽>의 리메이크이기도 했던 <새벽의 저주>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올해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를 선보인 재난영화다. 다만 전편을 핸드헬드로 촬영했기에 식후 두어 시간 이후의 관람을 권하고 싶다. 주성철/ <씨네21>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