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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박물관 전시품 기증 릴레이 13] 원로배우 김기범, 이정애 부부의 개인소장품

<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내년 5월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열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열세 번째 기증품은 원로 영화배우 김기범, 이정애 부부가 기증한 출연료 장부를 비롯한 개인소장품입니다.

적재적소, 요소요소마다 감칠맛 넘치는 연기로 영화에 풍성함과 풍미를 더해주는 조연배우들, 비록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없지만 영화에 대한 열정 하나로 묵묵히 최고의 연기를 선사해온 그들이 있기에 한국영화가 더욱 풍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원로배우 김기범, 이정애 부부 역시 친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개성적인 연기와 열정으로 평생을 영화와 함께해온 한국영화의 산증인이다. 악극배우로 활동하다 1959년 영화계에 투신한 김기범은 한국영화의 황금기였던 1960년대, 신상옥 감독의 시대극이나 정창화 감독의 액션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주로 악역으로 개성적인 연기를 선보였으며 90년대 후반까지 수백편의 한국영화에서 크고 작은 역을 연기하며 현역배우로 활동해왔다. 그가 자료원에 기증한 노트와 앨범, 대종상 트로피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아름다웠던 그의 수십년 영화인생의 모든 것을 담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7년 제26회 대종상에서 수상한 연기부문 공로상 트로피가 영화에 평생을 헌신한 그에게 보낸 후배 영화인들의 정성이 깃든 것이라면, 김기범, 이정애 부부가 수십년 동안 영화 출연을 하며 받았던 출연료를 꼼꼼히 적어놓은 노트는 한국 영화사적으로도 의미가 남다른 기증품이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제목과 연도는 물론 출연료와 거마비까지 빼곡히 적혀 있는 노트는 일종의 회계장부로, 그가 활발히 활동했던 60~80년대 영화계의 실상과 관행들을 생생히 전해주는 기록물이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한국영화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이 기증품들은 어려운 시대를 헤치며 살아왔던 선배 영화인들이 후배들에게 전하는 소중한 선물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