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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폿 인터뷰] 영화가 아니라 연극 무대에 선 기분이었다
황수진(LA 통신원) 2007-11-20

<베오울프>의 안젤리나 졸리, 앤서니 홉킨스, 존 말코비치

지난 11월3일 토요일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의 포시즌 호텔에서 로버트 저메키스의 신작 <베오울프> 정킷이 개최됐다. 기자회견에는 제작자와 작가들을 비롯해 영화에 참여한 주요 배우들이 모두 참석했다. 2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중에서 안젤리나 졸리, 앤서니 홉킨스, 존 말코비치의 말들을 골라서 싣는다.

-스크린에서 자신이 아닌 자신을 바라보는 기분은. =안젤리나 졸리: 화면을 볼 때까지 어떨까 궁금하긴 했다. 처음에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나신이 나올 때는 진짜로 쑥스럽더라.

-괴물의 어머니 역을 어떻게 준비했나. =안젤리나 졸리: 로버트 저메키스가 데려간 방에 캐릭터 그림이 있었다. 온몸을 황금으로 칠한 여자의 이미지와 도마뱀. (웃음) 파충류 여인을 연기해야 한다기에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이틀 반 동안 정말 재미있게 촬영하고 나서야 영화 포스터를 봤는데 그냥 도마뱀이 아니더라. (웃음) 사악하고 유혹적인 강한 여인이었다.

-앤서니 홉킨스는 호르트가드왕 역을 위해 따로 준비한 부분이 있나. =앤서니 홉킨스: 호르트가드왕은 어떤 억양을 쓸까라는 것이 가장 처음 떠오른 질문이었던 것 같다. 감독이 웨일스 억양은 어떠냐는 말에 바로 몰입이 되더라. 웨일스 출신 술주정뱅이 왕이라… 내게 이처럼 쉬운 역이 어디 있겠나. (웃음)

-<베오울프>에서 선보인 기술이 연기의 방식을 다르게 만들었나. =존 말코비치: 그저 연극 무대에 선 것 같았다. 기다려야 할 카메라도 조명도 없이 연기만 계속 하면 되니까. 아이라인이 어떻고 뭐 그런 것들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자유로웠던 것 같다. =앤서니 홉킨스: <베오울프>는 연극 무대와 흡사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더이상 쓰고 나설 가면이 없다라고 해야 하나? 그렇지만 연기라는 게 근본적으로 그런 것이 아닌가. 무대에 서기 전 자신을 비워야한다. 후배 연기자들을 보면 갖가지 방법론으로 하나하나 분석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그때마다 물어본다. 지금 네가 여기서 연기를 그만두면 세상이 달라질 것 같냐고. 네가 연기를 못해서 나쁜 영화를 만들면 세상이 무너지냐고. 부담을 덜고 마음을 비우라는 소리다.

-옛날이야기지만 <존 말코비치 되기>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존 말코비치: 흥미로웠다. 뭐… 그렇지만 실제로 그걸 영화로 만들 만큼 덜떨어진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라고는 생각지지 못했다.

-당신은 할리우드에 있기에는 너무 똑똑하다라는 평을 듣는다. 할리우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존 말코비치: 헐리우드에 엄청나게 똑똑한 사람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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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