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0월22일(월) 오후2시 장소 서울극장
이 영화 1947년의 삭막한 LA의 변두리에서 한 무명 여배우의 시체가 발견된다. 몸이 절반으로 나뉘어지고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채 발견된 그녀에게는 피도 한방울 남아있지 않았다. 사건을 맡은 수사관은 스타 복싱선수 출신 벅키(조쉬 하트넷)과 리(아론 애크하트). 그러나 사건에 이상할정도로 집착하던 리가 의문의 살인을 당하게 되고, 벅키는 리의 죽음이 ‘블랙 달리아’ 사건과 모종의 연관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된다.
100자평
드 팔마는 아슬아슬하다. 무시무시한 걸작을 만들어냈다 싶으면 이듬해에는 대학생 졸업영화처럼 야심찬 범작을 만든다. <블랙 달리아>는 가슴 아프게도 후자에 속하는 영화다. 드 팔마가 그의 최고걸작중 하나인 <팜므 파탈>로부터 6년만에 만든 이 번들거리는 느와르는 골판지 같은 40년대 LA의 황량함을 제외한다면 이야기도 비주얼도 덜 구운 생선처럼 식감이 덜하다. - 김도훈 <씨네21> 기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194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일어난, 한 여배우의 끔찍한 살인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는 <블랙 달리아>는 어디에 초점을 맞쳐야할지 난감한 영화다. 경찰 조직 내부의 부정 부패와 살인 사건, 화려한 할리우드 이면에 자리잡은 퇘패와 향락의 음울한 세계와 주요 캐릭터의 삼각관계까지 쓸어 담지만 그 무엇도 제대로 풀리진 않는다. 일관성이 없는 이야기와 스릴러 영화로서의 미약한 극적 구성이 실망감을 준다. 특히 진범이 밝혀지는 과정은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답지 않은 김 빠진 연출로 한숨이 나올 정도로 서스펜스가 전무하다. 영상과 세트는 훌륭하지만 그것만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순 없다. 김종철/ 익스트림무비(extmovie.com) 편집장
<블랙 달리아>는 1947년 할리우드에서 미모의 여인이 살해된 의문의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다. 1987년 제임스 엘로이의 소설을 원작삼기도 한 이 영화는 결론적으로 드 팔마의 범죄물다운 맛이 거의 없다. 미해결 사건의 용의자의 초상, 그 시대의 초상, 실패한 영웅의 초상, 등을 그려내는 데 있어 드 팔마의 목표는 시종 애매하다. 이 영화는 <필사의 추적>이나 <침실의 표적> <칼리토> <언터쳐블>과 같은 전작들의 기막힌 서스펜스와 낭만을 향하는 것 같지도 않고, 연출자의 새로운 국면에 가 있지도 않다. 소재가 갖는 매력의 바다에서 표류한 흔적만이 있을 뿐이다. - 박혜명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