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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미드나잇] 소머즈는 부활할 것인가?

70년대 인기 시리즈 <소머즈>의 리메이크 <바이오닉 우먼>, 미국 현지 방영 시작

<바이오닉 우먼> 국내 미 방영 미국 <NBC> 수요일 밤 9시(동부 기준 시각)

추석 연휴 기간에 갑자기 생긴 출장 때문에 찾은 뉴욕은 새로운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각종 미국 드라마의 옥외 광고들로 가득 차 있었다. 기존 방영되던 시리즈 중에서는 도시가 도시인 만큼 <CSI: 뉴욕>의 광고물들과 함께 첫 번째 시즌에서 대박을 건진 <히어로스>와 <덱스터>의 옥외광고물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특히 <덱스터>는 타임스스퀘어 한복판에 ‘미국이 가장 사랑하는 연쇄살인범’이라는 커다란 부제와 함께 피묻은 얼굴을 한 채 씨익 웃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내걸어 행인들의 시선을 잡아당기는 중이었다.

한편 새롭게 시즌을 시작하는 드라마의 광고들도 많았는데, 70년대 인기 시리즈인 <소머즈>(The Bionic Woman)의 리메이크로 기대를 한몸에 받은 <바이오닉 우먼>(Bionic Woman>)과 뉴욕에 사는 거부 일가의 황당하면서도 치졸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더티 섹시 머니>(Dirty Sexy Money)가 많은 노출빈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중 <더티 섹시 머니>는 도널드 서덜런드, 윌리엄 볼드윈 등 스크린에서 익숙한 배우들과 함께 <식스 핏 언더> <로스트 룸> 등으로 많은 미국 드라마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피터 크라우스가 주연으로 출연해 출연진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하지만 역시 이번 가을 시즌 첫주의 승자는 <소머즈>라는 강력한 원작으로 인해 출발선 자체가 달랐던 <바이오닉 우먼>이었다. 닐슨의 조사 결과 18~49살 연령층의 시청률에서 <바이오닉 우먼>은 드라마 중 최고인 5.5%를 기록하면서 약 1400만명의 시청자를 확보해 같은 시간대에 방영된 <그레이 아나토미>의 스핀오프 <프라이빗 프랙티스>를 0.4% 차로 눌렀다. <CSI: 뉴욕>이 방영 이후 최저인 3.7%, <더티 섹시 머니>가 3.6%, <크리미널 마인즈>가 3.5% 등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바이오닉 우먼>의 기세가 어느 정도였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특히 5.5%라는 수치는 1999년 <웨스트 윙>이 첫 방송을 한 이후 <NBC>가 기록한 수요일 밤 드라마 시리즈의 최고 시청률이라는 점에서 제작진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40대 전후 시청자들에게 너무 친숙한 원작 <소머즈>는 1975년 <육백만불의 사나이>에 포함된 2개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졌다가 1976년부터 스핀오프된 작품이다. <소머즈>의 시작은 육백만불의 사나이 스티브와 결혼을 약속한 소머즈가 스카이다이빙 중 낙하산이 펴지지 않는 사고를 당하면서 시작된다. 스티브처럼 생체공학에 힘입어 두 다리와 오른팔 그리고 오른쪽 귀를 교체하고, CIA 산하기관인 OSI(Office of Scientific Intelligence) 첩보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는 것이 드라마의 줄거리다.

<바이오닉 우먼> 주인공 제이미 소머즈를 연기한 영국 출신의 배우 미셸 라이언.

뉴욕에서 직접 시청한 이번 리메이크는 원작과는 다소 다른 배경으로 시작된다. 일단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주인공 소머즈는 특수기관에 소속되어 생체공학을 연구하는 교수 남자친구를 가진 바텐더로, 우연이 아닌 의도된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입고 남자친구로부터 재생 수술을 받게 된다. 재생된 부분은 원작과 똑같으나 다만 육백만불의 사나이처럼 오른쪽 눈도 교체되어 마치 터미네이터가 보는 것과 같은 시각 기능을 가지게 되는 점만 다르다. 중요한 것은 원작이 에피소드마다 각각 다른 첩보 업무를 수행하는 내용으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리메이크에서는 처음부터 명확히 상대편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국내 미국 드라마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그 상대편에서 소머즈와 대결을 펼치는 또 다른 바이오닉 우먼으로 <배틀스타 갤럭티카>에서 스타벅을 호연하고 있는 케이티 섹호프가 등장한다는 것. <배틀스타 갤럭티카>에서 중성적이며 강인한 역할을 선보였던 그녀였기에 아주 딱 맞는 배역이라는 평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거기에 같은 미드에서 갑판장 티롤로 등장했던 아론 더글러스와 한국계 배우로 한때 가장 섹시한 50인에 뽑힌 것으로도 유명한 윌 윤 리가 출연하는 점도 국내 팬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요소라고 하겠다. 물론 아직 몇주 더 지켜봐야겠지만 미국시장에서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해나갈 경우 이들의 모습을 국내TV에서 보는 것은 거의 시간문제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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