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혹은 겨우 12번째다.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는 10월4일부터 12일까지 언제나처럼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개최된다. 펑샤오강의 전쟁영화 <집결호>로 문을 열고 안노 히데아키의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序)>로 문을 닫는 이번 영화제의 특징은, 한마디로 ‘싱싱함’이다. 전체 상영작 275편 중 (월드와 인터내셔널, 아시아를 총합한) 프리미어 상영작의 편수만 무려 193편이다. 뒷북치지 않는 발견의 쾌락으로만 치자면 역대 최고라는 뜻이겠다. <씨네21>의 강추 리스트는 올해도 계속된다. 이름난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명장귀환’, 아시아의 새로운 재능을 보여주는 ‘동방명주’, 비아시아권의 흥미로운 작품들을 골라낸 ‘서방견문’ 등 세 가지 카테고리 속에 서른편의 추천작들을 담아냈다. 고민 끝에 추려낸 리스트지만 최선의 리스트가 아니라는 불안감은 예년과 다를 바가 없다. ‘한국영화의 오늘’과 ‘뉴 커런츠’ 부문에서 첫 공개되는 비범한 한국영화들은 다음주 기획에서 따로 소개할 예정이며, 그걸로도 어림없다 여기는 독자라면 이번호에 동봉된 PIFF 카탈로그를 참고하시라.
참, 올해는 그간 상당한 분노를 유발해온 티켓예매발권서비스가 천지개벽했다. 이제 부산은행뿐만 아니라 네이버 홈페이지와 GS25 편의점의 현금자동인출기에서 24시간 발권이 가능하며 예매 내역 또한 즉시 확인이 가능하다. 예매대란 사라진 올해의 PIFF에서 뭘 낚아갈 것인가. 오랜 경험상 부산에서의 발견이란 종종 취향과 우연의 몫이다. 하지만 <씨네21>의 추천작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수첩에 적어두시기를. 취향과 우연의 리스트만으로 완벽한 포만감을 느끼기란 힘들게 마련이니까.
알림 | <씨네21>은 영화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나누기 위해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홈페이지(www.piff.org)의 ‘피프리뷰’ 게시판을 통해 리뷰를 공모합니다. 10월5일부터 14일까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의 리뷰를 3편 이상 올린 관객을 대상으로 하며, ‘피프평론가’로 선정된 관객은 내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정식으로 초청되는 자격을 부여합니다. 영화에 대한 진지한 대화의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