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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의 거침없는 통속멜로 <사랑> 첫공개
주성철 2007-09-13

일시 9월11일(화) 오후2시 장소 서울극장

이 영화 인호(주진모)는 어렸을 적 전학을 간 학교에서 미주(박시연)를 보고는 첫 사랑에 빠진 기억이 있다. 하지만 미주 집의 가세가 기울면서 둘은 헤어지게 됐다. 세월이 흘러 경부고 유도부원이 된 인호는 다시 미주를 만나게 된다. 자신을 다치게 했던 한 친구의 여동생이 미주였던 것.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와 어머니가 갑작스레 죽게 되면서 인호는 미주를 평생 지켜주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악질 건달 치권(김민준)이 미주 어머니의 노름빚 대신 미주를 데려가려 하면서, 인호는 치권에게 린치를 가하고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된다. 이후 미주는 일본으로 떠나고 둘 사이의 연락은 끊기게 된다. 그렇게 형기를 마치고 나온 인호는 부둣가 일꾼으로 일하다 건설회사 유회장(주현)의 눈에 띄어 그의 경호실장으로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첫사랑 미주가 회장의 정부로 곁에 나타나고 인호는 격렬한 갈등에 시달린다. 급기야 두 사람은 유회장의 눈을 피해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말X3

“남자 이야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사랑 이야기를 하다보니 너무 힘들었다. 멜로영화는 촬영 당일 배우의 감정 상태나 컨디션 등에 작은 문제만 생겨도 연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진이 다 빠질 정도였다. 개인적으로는 연출 작업에 있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 곽경택 감독

“촬영 내내 채인호라는 인물에 빠져 있었다. 액션 장면 역시 전혀 대역을 쓰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미주를 구하러 갔다가 오열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주진모

100자평

<태풍> 이후 절치부심한 곽경택 감독이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낼 수 있는 세계로 선회했다. 곽경택 스타일의 부산 누아르 영화에 가미된 통속적 멜로드라마가 꽤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하지만 여전히 <친구>시절 “벌렁벌렁하나?”류의 불편한 마초니즘이 간혹 살아있어 그런 점이 흥행적으로는 마이너스가 될 것 같다. 그럼에도 실제 고향이 부산이기도 한 김민준과 박시연이라는 배우를 새로이 발견하게 해준다. - 주성철 <씨네21> 기자

<사랑>은 곽경택 감독의 정서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어린 시절 한 눈에 반한 사랑, 힘들었지만 따뜻했던 과거의 추억, 죽음과 맞바꾸어야만 효력이 있는 절대적인 사랑과 우정 등등 <사랑>은 지나칠 정도로 통속적이고, 신파적이다. 마치 80년대의 대본소 만화를 보는 것처럼 사건들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 익숙해서 편해지기까지 한다. 쿨한 척 하지만 결국 신파의 덫에 갇혀 아등바등하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는, <사랑>처럼 통속과 신파의 극치를 달리는 영화가 차라리 낫기는 하다. 초반의 몇몇 장면은 인상적이고, 주인공의 친구 모자가 좁은 방안에서 대치하는 장면에서는 결기도 느껴진다. 하지만 그 에너지가 현재로 올수록 바래져만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태생의 한계다. 기본적으로 <사랑>은 과거의 영화이고, 낡아버린 판타지일 뿐이다. 김봉석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