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9월5일(수) 오후2시 장소 서울극장
이 영화 어느날 우주왕복선이 산산히 부서져 지구에 추락한 후 그 잔해와 접촉한 사람들은 기이한 전염증세를 보이며 변해간다. 정신과 의사 캐롤(니콜 키드먼)은 아들 올리버(잭슨 본드)의 할로윈 사탕 주머니 속에서 정체물명의 물체를 발견하고 동료 벤(다니엘 크레이그)의 연구실에 조사를 부탁한다. 전남편 터커(제레미 노담)을 포함해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영혼을 잃은 듯 변하는 것을 목격한 캐롤은 외계에서 온 괴생명체가 인간의 몸에 침투해 정신을 지배하고 있음을 깨닫고 올리버를 구해 도시로부터 탈출하고자 한다. 감염자들에게 발각되지 않는 방법은 두 가지, 절대 잠들지 않는 것,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100자평 <인베이젼>은 이미 56년,78년,93년 세 차례 스크린을 방문한 바 있는 SF소설의 고전 <신체강탈자>를 4번째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엑스페리먼트>로 주목받았던 독일감독 올리버 허쉬비겔이 연출을 맡았는데, 최초 버젼에 만족하지 못한 스튜디오가 중간에 워쇼스키 형제를 투입해 상당 부분을 재촬영하는 등 제작 과정에 있어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그로 인해 탄생한 결과물 역시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니콜 키드만의 모성애가 영화를 끌고가는 거의 유일한 동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인베이젼>은 캐릭터도 플롯의 긴장감도 실종된 밋밋하고 평면적인 탈출극이 되었다. ’인간의 문명은 허구에 불과하다’는 논점을 강조하려는 듯 중간중간 등장하는 지나친 설명조의 대사들도 극의 힘을 더욱 빼놓는 요소다. 최하나/<씨네21>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