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요나라>로 아시아 배우 중에서는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우메키 미요시가 지난 8월28일 향년 78살로 세상을 떠났다. <사요나라>는 2차대전 뒤 일본을 배경으로 한 제임스 A. 미치너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이 작품에서 그녀는 미군의 현지처 역할을 맡아 헤어지기보다는 동반자살을 선택하는 비련의 여주인공을 연기해 오스카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1976년 배우 생활을 은퇴한 뒤 그녀는 산페르난도를 거쳐 미주리의 작은 마을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했으며 암으로 투병하다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1929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난 그녀는 낸시 우메키라는 이름으로 미군 부대 출입 가수로 활동하며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1955년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까지 일본에서 가수이자, 영화배우로 이름을 알렸으며 미국으로 옮긴 뒤에는 각종 라디오에 출연해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사요나라> 이후 뉴욕으로 근거지를 옮긴 우메키는 브로드웨이 무대를 밟았으며, 뮤지컬 <플라워 드럼 송>으로 1959년 토니상 최우수여자배우상 후보에 지명되기도 했다. 출연작으로는 <호라이즌탈 리유테넌트> <타미코라는 이름의 소녀> <행복을 위해 울다> 등의 영화를 비롯해 <미스터 에드> <도나 리드 쇼> 등의 TV쇼가 있다. 우메키는 1976년 두 번째 남편인 랜달 F. 후드가 죽고 출연하던 TV시리즈 <코트십>이 막을 내리면서 연기자로서의 인생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