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8월10일 오후 2시 장소 코엑스 메가박스
이 영화 그럴 듯한 의대생 남자친구(이기우), 귀여운 여동생을 비롯한 단란하고 유복한 가정, 속깊은 단짝친구까지 갖춘 고등학생 가인(윤진서)은 전도유망한 펜싱선수이기도 하다. 부족함 없어보이는 그녀의 세계는 결혼식장에서 의문의 사고를 당한 고모의 죽음 이후 지옥으로 변해간다. 그녀의 주위를 맴돌던 의문의 동급생(박기웅)은 그누구도, 심지어 자기 자신도 믿지 말아야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실제로 가까운 모든 사람들이 차례로 그녀의 죽음을 바라는 상황이 벌어진다. 가인의 가족 대대로 전해오는 저주, 혹은 사회에 만연한 증오, 이 모든 비극의 원인은 무엇일까. 또한 과연 가인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말말말 “<선물> <작업의 정석>에 이어 세번째 영화인데, 앞선 두 작품의 세배에 달하는 만족감을 느낍니다. 2007년 연말 영화결산에서 최고작품으로 언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85분간의 긴장감을 느껴주시길 바랍니다.” -오기환 감독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열심히 한 작품은 처음입니다. 다른 영화는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육체적으로나 연기면에 있어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개봉 전 기자분들과의 인터뷰까지도 열심히 임했습니다. 그만큼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윤진서
“여전히 이런 자리는 굉장히 떨리네요. 근데 경험이 없는 저나, 경험이 많은 선배들도 똑같이 떨린다고 하시는 걸 보면, 이런 떨림은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기웅
“오늘 날씨가 정말 오락가락하고,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질 않나, 변화무쌍합니다. 우리 영화 역시 섯부른 예측이 힘든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기우
200자평 <두사람이다>의 원작인 강경옥 작가의 동명만화 <두사람이다>는 대한민국 출판만화대상 저작상을 받은 수작으로 지난 7년간 충무로의 내로라 하는 감독들이 눈독을 들인 작품이다. 이무기에서 비롯된 저주가 집안 대대로 전해오는 가운데, 살의를 품은 한명과 그 살의를 부추기는 나머지 한명, 자신의 주변의 가까운 두 사람을 경계해야 하는 여주인공의 운명을 묘사한 동명만화는, 스크린으로 옮겨오면서 상당부문 변모했다. 만화적인 상상력을 현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오기환 감독은 이무기의 저주를 사회에 만연한 섬뜩한 살의로 치환하고, 주인공의 죽음을 노리는 사람의 수를 대폭 증가시켰다. 저마다 다른, 사소하지만 절박한 이유를 가지고 주인공에게 달려드는 주변인들의 모습이 반복되면서 슬래셔물의 면모까지 갖춘다. 한국공포영화가 집요하게 집착했던 슬픈 공포, 아름다운 미술을 대신하는 것은, 반복적인 꿈 장면과 과장된 사운드를 통한 충격요법. 매력적인 제목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인간의 감정 자체에 집중했던 원작과 달리, 제목의 함의를 끝까지 설명해내지 못한 것도 영화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다. 영화가 끝나도 풀리지 않는 수많은 의문에 휩싸여 극장문을 나설 무렵 기억에 남는 것은,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 때문에 광기어린 살의에 휩싸이는 인물을 연기해내야 했던 배우들의 안쓰러운 열연 뿐이다. 오정연/씨네21
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처음에는 가문의 저주라고 하더니,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원귀가 등장하여 다음은 너라고 하더니, 난데없이 황당한 살인들이 벌어진다. 아무리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해도, 이렇게 원인도 이유도 엉망진창인 공포영화는 정말 찾기 힘들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와 이야기들을 마구잡이로 붙여놓은 이야기를 보면, 차마 할 말이 없어진다. 김봉석/영화평론가
2007년 여름 공포영화의 마지막 타자로 등장한 <두사람이다>. 지명도 있는 강경옥 원작의 만화를 옮겨왔지만, 그 결과물은 충무로에서 제대로 된 공포영화를 기대하는 것은 역시 무리라는 확신만 심어준 꼴이다. <두사람이다>의 가장 큰 문제는 아귀가 맞지 않은 이야기 구성에 있다. 저주에 관한 테마로 분위기를 잡던 영화는 그 스스로 암흑에 빠진 듯이 이야기의 방향을 잃어버린채 끝없이 갈팡질팡한다. 원작이 가지고 있던 장점인 심리적 묘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나쁜 각색물의 모범을 보여주듯이 모든 부분에서 엉망진창의 상황을 반복, 또 반복한다. 공포 효과들은 소음이나 진배없는 효과음과 더불어 진저리를 치게 만드니, 이런 영화를 보고 있는 자체가 공포스럽다. 좋은 이야기가 있음에도 늘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 한국 공포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할까? 다행스러운 것은 이 영화를 끝으로 올 여름 충무로 공포영화 시즌이 막을 내린다는 것이다. 이것이 유일한 위안이라는 것에 가슴이 아프다. 김종철/ 익스트림무비(extmovie.com)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