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기획에 참여한 기자들도 부천영화제 초청작들을 전부 다 보지는 못했다. 아니, 볼 수가 없었다. 33개국 215편에 달하는 영화를 일주일 만에 보기란 도무지 가능한 일이 아닌 것이다. 어쩔 도리 없이 박스 가득한 테이프를 밤낮으로 틀어놓고 응시하던 기자-좀비들의 뺨을 열렬하고 강렬하게 작렬해버린 영화들만 딱 24편 골라냈다. 사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란 게 원래 ‘취향’만으로 똘똘 뭉친 영화의 천국과 지옥 아니었던가. 그러므로 여기 소개하는 24편의 영화들은 순전히 <씨네21> 기자들의 취향으로 골라낸 변덕스런 리스트의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