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6월 18일 오후 2시 장소 : 롯데시네마 애비뉴엘
이 영화 주인공 사라는 친구들과 떠났던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자동차 사고로 남편과 딸을 잃는다. 그로부터 1년 후, 아직 상실의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사라를 위해 다섯명의 친구들이 애팔래치아 산맥의 동굴 탐험을 계획한다. 안내원 격인 친구 주노를 따라 지옥의 목구멍같은 동굴로 하강(Descent)한 일행. 그러나 모험의 즐거움은 금새 아스라진다. 동굴의 입구가 함몰되자 여섯명의 여자들은 무시무시한 어둠 속에 갇히게 되고, 어딘가에 있을 탈출구를 찾아헤메던 중 더욱 소름끼치는 공포가 시작된다. 오랫동안 동굴속에서 진화해온 인간형 육식동물들이 신선한 살코기를 찾아나선 것이다.
100자평 공포영화는 사실 단순한 것이다. 복잡하게 장치를 만든다고, 엽기적인 장면들을 나열한다고 섬뜩해지는 게 아니다. <디센트>는 아주 단순하게, 폐쇄 공간 속에 여성들을 몰아넣고, 외부의 괴물들을 이용하여 내부의 악몽을 자극하면서 극단의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아주 영리하면서도, 아주 잔인하다. 막다른 골목에서 만나고 싶어 하는 ‘안도감’마저도 공포의 소재로 활용하는 멋진 공포영화다. 김봉석/ 영화평론가
2005년 최고의 공포 영화라는 타이틀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놀랄만한 서스펜스와 공포가 조화를 이룬 영화. 주목할만한 공포 영화였던 <독 솔져>로 재능을 인정받은 닐 마샬 감독이 선사하는 동굴 액션 호러 <디센트>는 장르 영화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영화 팬들까지도 매료시킬 수 있는 작품이다. 폐쇄공포를 자아내는 동굴을 무대로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진정 대가의 솜씨로 불릴만하다. 반드시 큰 스크린의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 단언컨대 2007년 국내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공포 영화다.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http://extmovie.com)
한국 공포영화? 글쎄. 지금까지 한국 공포영화들이 내놓은 결과물은 예년과 별 다를게 없다. 미국 공포영화? 요즘 미국 공포영화들은 ‘공포영화’가 아니라 (말 그대로) ‘고문영화’에 더 가까워지는 것 같다. 2005년작 <디센트>는 영국으로부터 도달한 올여름의 구원병이다. 오로지 장르적인 재미 하나만을 위해 달려가는 속도가 일품인데다 캐릭터의 관계를 묘사하는 방식도 아주 섬세하다. 게다가 제작비는 겨우 60억. 영국 물가를 생각한다면 한국에서도 중저예산에 불과하다. 제작비와 관객의 참을성을 알뜰하게 탕진해온 한국 공포영화의 과거를 돌이켜보니, 창의적인 컨셉으로 날씬하게 만들어진 <디센트>는 거의 교훈극에 가깝게 느껴진다. 노약자 및 임산부, 폐소공포증 환자들은 그냥 안전벨트 없이 자이로드롭을 타시고, 다운로드족들은 극장에서 한번 더 보시라. 김도훈/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