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거리를 오가며 마이클 잭슨 복장을 하고 마이클 잭슨 춤을 추는 그는 외로운 남자다. 그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이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던 그에게 새로운 친구들이 생긴다. 어느 날 마릴린 먼로와 똑같은 차림을 한 여인이 그를 스코틀랜드의 어떤 마을로 데려간 것이다. 여기에는 교황, 영국 여왕, 링컨 대통령, 마돈나, 찰리 채플린, 셜리 템플(을 모사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하모니 코린이 8년 만에 만든 <미스터 론리>의 설정은 코미디를 연상케 하지만, 그의 전작을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고작 24살 때 <검모>(1997)로 충격적 데뷔를 했던 그는 이 영화에서 더욱 성숙한 내면을 드러낸다.
-칸에 와서 기분이 어떤가. 어제 첫 시사 이후로 잘 잤나. =이 영화제에는 너무도 많은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잠을 잘 못 잤다. 그저 살아남을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미국에 돌아가면 잠을 잘 잘 수 있겠지.
-유명인사 모사(Impersonation)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린 것인가. =나도 모르겠다. 그냥 흥미진진한 아이디어 같았다. 나는 자신만의 도덕률과 커뮤니티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강박적인 매혹을 느낀다. 그리고 유명인사를 모사하는 사람들은 비주얼적으로도 흥미진진한 소재다. 그들이 전설적인 아이콘과 자신의 진짜 정체성 사이에서 노는 것이 흥미롭다.
-마이클 잭슨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인물인가. =사실 이 영화는 마이클에 관한 영화는 아니다. 그를 이용한 것은 마이클 잭슨이 유명인사 모사의 심벌 같은 존재이자 흥미로운 메타포이기 때문이다.
-당신 역시 누군가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나. =제임스 브라운처럼 춤을 잘 추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다.
-최근작 <줄리앙 동키 보이>에서 무려 8년이 흘렀다. 그동안 당신의 여행은 어땠나. =아주 거친 여행이었다. 지난 8년 동안 나는 영화를 만들 욕망을 모조리 잃었고, 삶은 매우 불행했다. 정말이지 다시는 영화를 만들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냥 사라지고 싶었다. 다른 삶을 살고 싶었다.
-대체 그동안 뭘 했는가. =정글에서 어부들과 함께 황금비늘을 가진 전설의 물고기를 찾아헤맸다. 세상에서 단 두명만이 그 물고기를 낚은 적이 있다더라. 하지만 아무리 헤매도 물고기를 찾을 수 없었고, 그래서 돌아왔다. 만약 물고기를 찾았다면 이 영화를 만들지도 않았겠지.
-영화에서 디에고 루나는 “나는 세상의 목표를 찾는다”고 말한다. 당신에게 세상의 목표는 무엇인가. =글쎄.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진정한 대답은 없을 것 같다. 나로서는 그냥 질문을 찾아내는 것을 즐길 뿐이다.
-론리(외로움)의 정의는 당신에게 무엇인가. =론리. 단어의 발음이 참 좋지 않나. 외로움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