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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칸영화제 결산] <대일본인>의 마쓰모토 히토시 감독
김도훈 사진 오계옥 2007-06-14

“기타노 다케시를 존경한다. 하지만 그를 이기기를 원한다”

올해 칸영화제에는 유독 일본 기자들이 많았다. 크루아제트와 해변 곳곳에서 시종일관 예의 가득한 “스미마셍”이 들려온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일본 언론의 칸영화제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본 언론이 시종일관 촉각을 곤두세우는 대상은 경쟁작인 가와세 나오미의 <애도의 숲>이 아니라 감독 데뷔작 <대일본인>을 들고 칸을 찾은 코미디언 마쓰모토 히토시다. 기타노 다케시의 <모두 하고 있습니까>를 연상시키지만 그보다 더욱 멀리 나아가는 <대일본인>은 일본의 특촬 괴수물과 일본사회에 대한 무심한 듯 예리한 풍자가 절묘하게 결합한 코미디이며, 만든 자의 정신상태를 차분하게 분석해보고 싶어지는 괴작이다. 민감한 성격인데다 칸의 프리미어를 내심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마쓰모토의 뒤를 두번에 걸쳐 밟았다. 한번은 일본 언론만을 위한 깜짝 인터뷰 자리였고, 또 한번은 ‘감독주간’에서 주최한 조촐한 공식 회견이었다.

-대체 이 영화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린 것인가. =내 아이디어? 지금까지 영화들이 했던 것을 모조리 파괴하는 것이었다. 재미있고 엔터테이닝한 영화,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영화. 그게 목표였다.

-웃으면서도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 특히 주인공 캐릭터가 너무나도 멜랑콜리하다. =TV쇼를 할 때는 그저 일반적인 모습만 보여주었는데, 나는 원래 슬프고 멜랑콜리한 사람이다. 게다가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슬픈 일 아닌가. 이 캐릭터는 내 삶에서 가면을 벗겨낸 것이다.

-일본사회를 보여주는 방식에 매우 놀랐다. 영화의 보통 일본인들은 모든 것에 매우 지루해 보이고 대단히 소극적이다. 다이내믹한 면이 하나도 없다. =그게 바로 일본사회다. 그놈의 소사이어티가 원래 그 모양이다. 영화에서 주인공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뿐이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바를 경영하는 마담밖에 없지 않나. 그게 일본이다. 아무도 아무것도 바꾸려들지 않는다.

-일본의 어떤 감독들에게 영향을 받았나. 가장 좋아하는 일본영화는 뭔가. =어? 글쎄. 나는 일본영화에서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았다. 좋아하는 영화가 몇개 있긴 한데…. 감독은 없다.

-일본 기자들과 이야기를 좀 해봤더니 당신에게서 ‘제2의 기타노 다케시’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마음이 무겁지 않나. =물론이다. 그런 기대를 전혀 염두에 둔 적 없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나. 나는 기타노 다케시를 존경한다. 하지만 내가 이기기를 원한다.

-이기고 싶다고? 그게 대체 무슨 뜻인가. =꼭 대답해야 하나. 우리는 모두 각자의 크라이테리언(기준)을 갖고 있다. 그래서 말하고 싶지 않다.

<대일본인>

-칸영화제에 처음으로 왔는데 기분이 어떤가. =이왕 여기에 왔으니 지금보다 조금 더 야망을 크게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캐릭터는 특별한 재능이 있지만 아무한테도 이해받지 못한다. 당신 자신을 투영하는 것인가. =그렇다. 그게 나다. 피곤하다.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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