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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의 조연배우 ④ 오만석
최하나 사진 서지형(스틸기사) 2007-06-05

울산의 연극후배들에게 희망을

신앙의 힘 설파하는 목사역, 오만석

“용서하는 게 쉬운 게 아닙니다. 하나님 말씀 중 제일 지키기 어려운 것입니다. 같이 기도하십시다.” 자신의 아이를 유괴하고 살해한 남자를 ‘용서’하겠다는 신애의 결심을 교인들 앞에서 지지하는 목사, 짐짓 엄중한 목소리로 신앙의 힘을 설파하는 이는 오만석씨다. 이름의 남다른 지명도(?) 탓에 동명이인의 다른 배우로 종종 오해를 산다는 그지만, 사실 오만석씨는 20여년 동안 연극 무대를 누비며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한 배우다. “오디션하는 날 무용에 출연하게 되어 있었다. 시간이 아슬아슬해서, 빨리 갈 테니까 꼭 기다려달라고 하고 정신없이 뛰어갔다. 가장 마지막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솔직히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웃음)” 연극판에서 뿌리가 깊은 그지만, 영화는 첫 경험인데다가 주로 코믹한 캐릭터를 전담해왔기에, 목사를 연기해야 한다는 소식은 기쁜 만큼이나 당혹게 했다. “교인이 아니라서 교회 분위기 자체를 잘 몰랐다. 다행히 목사가 출연하는 부분이 중간부터 있어서,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 교회를 다녔다. 예배도 열심히 드리고, 공부를 많이 했다. (웃음)”

중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단체 관람으로 보러 간 연극을 접하고 ‘나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막연히 품기 시작했다는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곧장 극단에 들어갔고, 이듬해 첫 공연을 올렸다. 연기를 시작한 지 23년 남짓, 바로 올해 4월까지 <늙은 부부 이야기>에 출연하며 지치지 않고 활동해왔지만, 연극만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오만석씨의 또 다른 신분은 다름 아닌 ‘공무원’이다. “울산 북구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기획 일을 4년째 하고 있다. 덕분에 서울 출장도 자주 가는 편이다. 한번 올라가면 대학로에서 연극 두세편은 꼭 챙겨보고 돌아온다.” 화초에 물을 주지 않으면 시들어버리는 것처럼, “무대조명을 받지 않으면 껍데기만 남는 것 같다”는 그는 <밀양>을 통해 인생의 또 다른 전기를 맞이했다고 이야기한다. “촬영을 위해 밀양 고개를 넘어갈 때면 너무나 행복했다. 꿈꾸어오던 세계로 건너가는 듯한 느낌이랄까. 살면서 영화에 작은 역이나마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그게 실현된 거다.” 타 지역에 비해 울산의 연극배우들에게는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이 후배들에게 하나의 “희망”이 되길 바라는 바람도 갖고 있다. “코믹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기 때문에 영화에서 그런 역할을 한다면 정말 재밌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사실 어떤 역할이든지 다 즐겁게 할 자신이 있다. 목사도 나랑은 동떨어진 듯싶었는데, 해보니까 또 이렇게 되지 않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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