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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새 드라마 4편] <쩐의 전쟁>
강병진 2007-06-01

사채의 신화, 안방극장으로

스포츠신문 인기 연재만화 원작 <쩐의 전쟁>

SBS 수·목 밤 9시55분 연출 장태유 작가 이향희 출연 박신양, 박진희, 김정화, 신동욱 제작 이김프로덕션

최민식에 이어 최수종까지 나왔다. 국민배우로 칭송받던 배우들조차 대부업 광고에 나와 연이율 최고66%의 돈을 쓰라고 부추기는 시대. <쩐의 전쟁>은 사채로 인해 벼랑 끝에 걸린 한 남자의 흥망사를 그리는 드라마다. 명문대를 나와 잘나가는 애널리스트로 살던 금나라(박신양)는 아버지가 빌린 사채로 인해 인생막장으로 떨어진다. <쩐의 전쟁>은 1, 2회 만에 주인공 금나라를 증권사 사무실에서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내몰았다. 아버지는 신용카드를 갈아 동맥을 끊고, 직장에서는 해고당하고, 애인과는 헤어지고 급기야 뇌출혈로 쓰러진 어머니마저 아버지와 함께 강에 뿌려진다. 졸지에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금나라는 “10만원으로 한 달만에 천만원을 벌었던” 대부업계의 신화 독고철(신구)에게 올바른(?) 사채업의 기술을 전수받는다

<쩐의 전쟁>은 현재 <스포츠칸>에 연재되고 있는 박인권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진은 욕설과 섹스 등 원작의 거친 묘사를 TV에 맞게 각색했다. 아버지가 신용카드를 갈아 자살하는 것과 금나라가 절에 들어가 탑을 부숴버리는 등의 에피소드는 원작에도 있는 부분. 하지만 원작이 최고의 사채업자가 된 주인공을 현대판 홍길동으로 묘사하고 있는 반면, 드라마는 원작에 없던 러브라인을 넣어 돈과 사랑을 저울질할 계획이다. “남자는 상처를 남기지만, 돈은 이자를 남긴다”는 주의로 살아가는 은행원 서주희(박진희)는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던 사채업자를 사랑하게 되고, 사채업자의 손녀인 이차연(김정화)은 옛 연인인 금나라에게 애증을 품는다. 또한 <쩐의 전쟁>은 악덕사채업자인 마동포(이원종)를 비롯해 집안 대대로 내려온 사채업을 전수받아 업계의 큰손으로 거듭난 봉여사(여운계)등 사채업계의 다양한 캐릭터들을 전시하며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금나라에게 올바른 대부업자의 길을 제시하는 독고철 역의 신구에게는 대부업계의 CF출연요청이 쇄도할 전망이다.

Net心

돈 때문에 울어보기는 처음이에요!! (hasukju17) 시신에서 반지 빼 가는 장면은 좀 너무한 거 아닌가요? (mka26) 쩐에 대한 교과서다. (kdg1342) 불법 추심원들의 위협적인 행위, 고리채에 의한 가정 파괴, 자살 등 고리채 문제의 단면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장태유 PD 인터뷰

“돈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원작인 만화 <쩐의 전쟁>에서 발견한 부분은. =요즘 돈에 시달리지 않는 사람이 없지 않은가. 나도 그렇고….(웃음) 주식해서 망해보지 않은 사람 없고, 빚내지 않은 사람이 없는데, 그래서 더더욱 돈에 대한 이야기가 와닿았다. 인물들이 가진 처절하면서도 현실적인 느낌이 묘한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단순한 애정의 비극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와닿는 비극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사채세계를 다루는 이야기인 탓에 TV에 맞춰 연출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보니 만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처럼 리얼하게 묘사할 수 없기 때문에, 앞과 뒤의 상황 사이에 간극을 두어 시청자의 상상에 의존하는 부분들을 고민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드라마의 여러 설정이 영화 <타짜>와 비교되기도 한다. =상당히 비슷한 부분이 있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타짜>에는 가족이란 코드가 없었다. <쩐의 전쟁>은 아버지의 빚 때문에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진 남자가 다시 가족을 위해서 위험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주희도 아버지 때문에 돈을 보고 결혼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소재가 다르다. 그쪽은 도박이고 이쪽은 사채니까…. (웃음)

-<쩐의 전쟁>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단순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돈이 전부인 세상을 묘사하고 있다. 금나라는 돈 때문에 망하고 돈 때문에 가족을 잃고, 돈에 한이 맺혀서 사채세계로 뛰어든다. 결국에는 성공하지만 인간 승리는 이룰 수가 없다. 드라마 자체도 비극으로 끝맺음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돈으로 인한 비극을 통해 돈의 개념을 재고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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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