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감독은 우연히도 이름(first name)이 같았다. 그러고보면 나잇대는 달랐지만 웃을 때의 느낌이나 장난기어린 표정도 닮았다. 환경영화제의 초청을 받아 한국을 찾은 앤드루 패니켓 감독과 앤드루 W. 마셜 감독은 둘 다 뉴질랜드 출신이다. 뉴질랜드라는 나라의 특성 때문인지 환경문제, 특히 바다와 관련한 이슈에 관심이 많고 이를 영화라는 매체로 표현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5월21일 뉴질랜드 교육문화원. 환경영화제에서 상영된 <잠수헬멧 해리와 지혜의 진주>와 <펭귄들의 다이빙>의 두 감독을 만났다.
-<잠수헬멧 해리와 지혜의 진주>로 처음 어린이용 수중영화에 도전했다. =앤드루 패니켓: 오랫동안 성인을 포함해 일반인을 위한 영화를 찍었다. 그러다가 어린이는 우리의 다음 세대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어린이들은 수중영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20여년 동안 수중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몇 가지만 소개해달라. =앤드루 패니켓: 10년 전 살인고래에 대한 50분가량의 다큐멘터리를 촬영했다. 가장 어려우면서 흥분되는 영화였다. 무척 크고 아름다운 고래였는데 발견하기도 힘들었다. 이 작품은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또 문어에 관한 영화도 찍었는데 문어는 똑똑한 생명체라서 촬영하며 매우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다.
-<펭귄들의 다이빙>은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뒤 처음 만든 작품이라고 들었다. =앤드루 W. 마셜: 석사학위를 위한 영화로 제작했다. 노르웨이 회사의 탐험 크루즈에 합류하면서 남극에 가게 됐다. 그곳에서 펭귄을 보면서 그들의 모습을 담은 영화를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남극은 혹독한 곳이지 않나. 촬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다. =앤드루 W. 마셜: 사실 매우 도전적이고 어려운 일이었다. 눈 섞인 비가 내리거나 습기가 차는 일이 많았기에 특히 장비를 건사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도 한국에 와서 이렇게 인터뷰도 하다니 보상이 있는 것 같다. (웃음)
-환경문제, 특히 바다를 소재로 한 영화를 찍는 이유는 무엇인가. =앤드루 W. 마셜: 대양은 신비롭지만 한편으로 인간의 영향에 굉장히 민감한 장소다. 내 작품을 통해 바다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알리면서 사람들이 그곳과 사랑에 빠지도록 만들고 싶다. 동시에 바다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하고 싶다. =앤드루 패니켓: 사실 바다에는 무한한 고기가 있는 것 같지만 이들의 환경은 현대 기술에 쉽게 훼손될 수 있다. =앤드루 W. 마셜: 남태평양에는 대만, 한국, 일본, 러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고깃배들이 온다. 게다가 산호초가 사라지고 있으며 남극, 북극은 지구 온난화로 피해를 입는 등 환경 파괴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