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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여름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 시궁창 쥐라도!

<라따뚜이> Ratatouille 감독 브래드 버드 목소리 출연 패튼 오스왈트, 루 로마노, 브래드 가렛, 자닌 가로팔로, 피터 오툴 수입·배급 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개봉예정 7월26일

난해한 제목 ‘라따뚜이’의 의미부터 짚고 넘어가자. ‘라따뚜이’는 ‘쥐’(rat)와 ‘휘젓다’(touille)의 합성어이자, 프랑스식 잡탕 요리를 가리키는 말. 이쯤에서 눈치챘겠지만, <라따뚜이>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쥐다. 그것도 귀여운 생쥐가 아니라, 하수구에 사는 혐오스러운 쥐. 픽사의 눈부신 기술이 시궁쥐의 털 한 오라기까지 묘사할 것을 상상하면, 경계심이 발동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의 고향, 픽사의 신작이라는 점에 조금 안도감이 생긴다. <라따뚜이>는 3D애니메이션의 명가 픽사 스튜디오의 8번째 장편애니메이션이자, 픽사가 디즈니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기획한 작품이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MT라도 가려는 듯, <라따뚜이>가 착륙한 곳은 대서양 너머 프랑스 파리. 그중에서도 최고급 요리가 탄생되는 프렌치 레스토랑의 주방이 주된 배경이다.

쓰레기나 뒤지며 살 운명인 시궁쥐 레미(패튼 오스왈트). 고지식한 아버지는 번번이 “네 주제를 알라”고 강조하지만, 사실 레미의 꿈은 도달할 수 없는 곳에 있다. 바로 세계 최고의 프랑스 요리사가 되는 것. 천부적인 후각과 미각을 가진데다 천재 요리사 오귀스트 귀스토(브래드 가렛)의 저서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Anyone Can Cook)를 보며 영혼을 살찌워왔으니, 자격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존재 자체가 주방에 들어갈 수 없는 쥐라는 사실. 평범한 쥐로 살 것이냐, 꿈을 가진 쥐로 살 것이냐. 고뇌하던 레미는 어느 날 우연히 귀스토의 레스토랑 밑 하수구로 흘러가게 된다. 열정을 주체 못하던 레미는 주방에 잠입해 실력 발휘를 하지만, 손님들을 기절시키는 것은 시간문제다.

<라따뚜이>는 세상의 장벽을 넘어, 꿈을 이루려는 한 존재를 그린다. 디즈니 특유의 따뜻하고 보편적인 스토리지만, 이는 감독까지 교체해가며 일군 결과다. 프로듀서 브래드 루이스 역시 “이 스토리는 보기보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꿈과 희망을 좇는 기본 뼈대는 어떤 형태로, 어떤 색채로 표현됐을까? 중요한 것은 <라따뚜이>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 애니메이터들은 인간의 디테일한 면은 생략한 반면(그 예로 인간의 발가락이 없다), 먹음직스런 요리를 묘사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애니메이터들은 270개의 음식 아이템을 실제로 만들고 스타일링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니 <라따뚜이>를 보고 관객이 식욕을 느낀다면, 애니메이터들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되는 셈이다. 거기다 픽사만의 귀여운 유머 또한 포기할 수 없는 부분. 작품마다 자신들만 감지할 장난을 슬쩍 집어넣었던 픽사,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극중에 등장하는 와인을 유심히 보시라. 실제로 존 래세터의 와인창고에서 빼온 와인 병이 등장할 텐데, 이름하여 ‘래세터 카베르네 소비뇽’이다.

누가 만드나? <라따뚜이>는 원래 신인감독 잔 핀카바가 진행해온 프로젝트다. 그러나 잔 핀카바의 경력은 단편영화 <게리의 게임>(Geri’s Game)이 전부. 제작팀은 픽사의 8번째 영화를 진행하기엔 그의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하다 생각했는지, 갑작스럽게 <인크레더블>의 브래드 버드로 감독을 교체했다. 때문에 브래드 버드는 18개월 동안 스토리를 다시 짜는 진통을 겪어야 했다. 잔 핀카바는 크레딧에 공동감독으로 올라 있지만, 사실상 픽사에서 손을 뗐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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