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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대부, 세상을 뜨다
최하나 2007-05-07

미국영화협회의 영원한 수장 잭 발렌티 4월26일 사망

할리우드의 대부, 눈을 감다. 미국영화협회(MPAA) 회장직을 38년간 역임하며 로비스트로 활동했던 잭 발렌티가 4월26일 워싱턴의 자택에서 뇌졸중으로 숨을 거뒀다. 향년 85살. 1926년 미국 휴스턴에서 태어난 발렌티는 27살 때 광고 에이전시이자 정치자문회사인 위클리 앤 발렌티를 설립했고, 이윽고 린든 존슨 대통령의 미디어 자문을 맡으면서 영향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했을 때, 시신을 싣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당시 부통령이던 린든 존슨이 그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은 유명한 일화. 1966년 미국영화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발렌티는 2004년 은퇴할 때까지 장기 집권하며 할리우드 제1의 권력자로 부상했다. 그의 활동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미국 영화등급제도. 60년대 후반 할리우드를 향한 보수단체들의 공격이 거세지고 검열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발렌티는 자체적인 영화등급제도를 만들어 비난 여론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고, 그가 초안을 마련한 영화등급제도는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할리우드의 영웅이었던 발렌티는 그러나, 미국 밖에서는 할리우드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통상 압력을 행사하는 악명 높은 존재였다. “미국의 비밀 병기, 초특급 영상무기가 전세계의 극장과 안방 화면을 점령하도록 해야 한다”며 노골적인 주장을 펴기도 한 그는 생전 한국영화 스크린쿼터의 축소, 폐지를 강력하게 요구한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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