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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 청춘'의 초상,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최하나 2007-05-04

온라인 프리뷰/<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일시 5월4일 오후2시 장소 스폰지하우스 종로

이 영화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기수(김병석)와 그를 친형처럼 따르는 종대(유아인). 기수는 레드 제플린의 존 보냄처럼 몰디브에서 드럼을 치는 꿈을 꾸지만 팍팍한 현실 탓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지긋지긋한 일상로부터의 탈출을 열망하는 종대는 뒷골목을 배회하며 총을 구하고자 한다. 두 사람 곁에는 기성세대의 질서를 대표하는 인물인 김 사장이 있다.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일을 하던 기수에게는 어느날 형이 나타나 말없이 조카를 떠맡기고 사라진다. 총을 구하고자 기수로부터 돈을 빌렸던 종대는 사기 당해 돈을 몽땅 날리고, 결국 김 사장이 이끄는 조직폭력의 세계로 들어선다. 가뜩이나 허덕이는 생활에 형이 남기고 간 아이까지 돌보아야 할 상황에 처한 기수, 안마시술소에 취직해 점차 수렁에 빠져드는 종대. 현실의 무게 아래 신음하는 청춘들에게 내일은 찾아올 것인가.

100자평 이것은 청춘영화다. <마이 제네레이션>으로 하류 청춘 군상을 묵묵히 지켜보던 노동석 감독은 여전한 하류 청춘 군상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하지만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유아인의 화사한 얼굴로 마무리짓는 엔딩은 눈물나게 화사하다. 하긴 팍팍한 인디 청춘영화라고 항상 퍽퍽한 현실에서만 자빠질 필요있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인디’에서 ‘영화’로 진화하는 노동석의 썩 괜찮은 두번째 발걸음이다. 게다가 이건 여전히 ‘진짜’ 청춘영화다. 김도훈/<씨네21>기자

장편 데뷔작 <마이 제너레이션>으로 카드빚의 늪에 빠진 청춘을 담담하게 직시했던 노동석 감독은 다시 한번 신열과도 같은 젊음의 시간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낭만의 거품을 걷어낸 청춘의 방황은 여전하지만, 3천만원의 저예산으로 제작됐던 전작과 비교할 때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제작 규모가 커졌을 뿐 아니라 연출 또한 한결 안정되고 세련돼졌다. 현실의 리얼리티를 고스란히 가져와서 에피소드식으로 재구성했던 전작과는 달리 <우리에게…>는 영화적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마이 제너레이션>이 보여주었던, 가슴을 후비는 현실의 농도는 아무래도 옅어졌지만, 일상적 세계를 뒤집어 숨막히는 미로로 재구성하는 감독의 스타일은 여전히 살아있다. 최하나/<씨네21>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