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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여우 여우비>의 이성강, 성인판 동화를 만들다
오정연 2007-04-24

이성강 감독의 첫 실사영화 <살결> 첫 공개

일시 4월24일 오후2시 장소 중앙시네마

이 영화 갑작스런 사고로 한 여인이 세상을 떠나는 광경을 목격한 민우(김윤태)는 길거리에서 옛사랑 재희(김주령)과 우연히 재회한다. 아홉번의 섹스를 제안한 재희와 민우가 육체적 관계를 더해감에 따라 옛 감정 또한 되살아난다. 한편 새로 자취방을 구한 민우는 그 공간에서 알 수 없는 소녀의 영혼을 느낀다.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그 소녀는 민우 이전에 그 방에 살면서 옷을 만들었던 종이(최보영)였음이 밝혀지고, 종이와 수영(송의동)의 특별한 사랑도 함께 보여진다. <마리 이야기>(앙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대상 수상작) <천년여우 여우비>등으로 장편 개봉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점치게 했던 이성강 감독이 만든 첫번째 실사영화. 2005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공개된 바 있고, 영화진흥위원회 예술영화 배급지원작으로 선정되어 일반관객을 만나게 됐다.

말말말 “개봉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굉장히 반갑고 감개무량합니다. 3년만에 개봉이거든요.(웃음) 스탭에게 면목이 없었는데, 관객 수를 떠나서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이성강 감독

“3년 전이어서 지금 제 모습과 차이가 있습니다. 못알아 모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웃음)” -김윤태(민우)

“다른 말은 않겠습니다. 한국 저예산 독립영화에 많은 관심을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김주령(재희)

“군대가기 전에 영화를 찍었는데 전역한 뒤에 개봉하게 되어서 기쁩니다.(좌중 웃음)” -송의동(수영/수미)

“좀 더 넓은 토대에서 한국영화가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발걸음이었는데 너무 더디게 온 것 같습니다.” -류진옥 프로듀서

100자평 제목에서 느껴지듯, 한때 포르노라는 오해를 받을 만큼 ‘살결’이 많이 내비치는 이 영화가, 미야자키 하야오를 연상시키는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왔던 이성강 감독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영혼에 사로잡혀 마음과 육체의 살결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이 남자의 이야기는, 섬세한 촉수를 사용하여 간신히 숨을 내쉬는 존재를 감지하는 성인판 동화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기 위한 적합한 매체로 감독이 택한 것이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영화라는 이야기다. 자칫 오해받기 쉬운 이야기를 감독의 의도대로 비주얼화하기 위한 조용규 촬영감독을 비롯한 스탭들의 노고가 돋보인다. 예전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이성감 감독은 “멀리서 보면 윤기가 흐르는 피부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그냥 거친 살갗일 뿐이다. ‘살결’은 그런 의미에서, ‘내면적 풍경화’라는 뜻을 품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무엇으로부터도 위안을 얻지 못하는 남자의 상황, 그 못지 않게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던 소녀의 과거가 다소 피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그 풍경화에 대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정연/<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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